골드만삭스 또 곤혹..그리스 '분식회계 공범' 눈총

2010. 2. 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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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거래 10억弗 부채 숨겨"EU, 그리스에 관련자료 요구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1월 하순 그리스 아테네.글로벌 헤지펀드계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이 파견한 일군의 헤지펀드 전문가들이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테네 금융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그리스 정부 고위 관료들과 잇따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유럽 금융계는 "요즘처럼 흉흉한 시국에 무슨 꿍꿍이짓을 하는 거지"라고 수군거렸지만 골드만삭스와 폴슨 헤지펀드팀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끝내 베일에 가려졌다.

골드만삭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럽 100대 금융인으로 꼽았던 그리스계 안티고네 루디아디스 유럽투자부문 책임자의 진두지휘 아래 2000년대 초부터 그리스 정 · 관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투자를 늘려왔다. 그리스가 국채를 발행하거나 해외에서 각종 로드쇼를 벌일 때면 항상 골드만삭스가 곁에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는 골드만삭스로 불똥이 튀고 있다. 골드만삭스로선 보너스 파문에 이어 '위기 2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정부에 19일까지 골드만삭스 등과 맺은 주요 통화스와프 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올리 렌 EU집행위 경제 · 통화담당 위원은 "그리스 정부가 EU의 감시를 피해 미국 월가와 파생상품 거래로 자금을 조달해 국가부채 규모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는 2002년 골드만삭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10억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대출이 아니라 복잡한 파생상품을 이용한 덕분에 당시 정부 회계장부상엔 단돈 1달러의 부채도 늘어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자국 공항에서 향후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빌린 자금을 부채로 계상하지 않았다. 대신 골드만삭스는 관련 수수료로 3억달러를 챙겼다. 이 거래에 관해 그리스는 EU에 통보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 일종의 분식회계가 이뤄진 데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당시 파생상품 거래는 합법적이었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이뤄진 관행이었다"고 해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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