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로봇 '페퍼', 치매 노인 간병에 활약 기대

최광 기자 2016. 2.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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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함께 운동하고 두뇌활동에 유용..손정의 "로봇같은 사람보다 사람같은 로봇이 더 도움될 수도"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노인과 함께 운동하고 두뇌활동에 유용…손정의 "로봇같은 사람보다 사람같은 로봇이 더 도움될 수도"]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는 노인의 간병에 더 활약할 수 있다. /사진=블룸버그<br>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가 지난 1월 말부터 일본 휴대폰 매장을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페퍼는 주로 매장에서 호객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노인의 간병에 더 활약할 수 있다.

노인 복지시설 입소자들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고, 운동을 같이하거나 두뇌사용을 촉진시켜 치매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한 노인 복지시설에서는 페퍼를 입소자들의 운동과 두뇌활동에 활용했다. 페퍼가 입소자의 이름을 불러주고, 함께 체조를 한다. 페퍼에서 나오는 음악과 함께 팔을 움직이는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다.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며 두뇌를 자극하기도 한다.

페퍼는 입소자 개개인의 치매 진행정도나 일상생활 자립도 등의 정보에 맞춰 게임이나 체조를 바꿔 제공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복지 업무 지원 소프트웨어에도 접속할 수 있다.

페퍼를 간병에 활용한 복지시설 원장은 "페퍼가 발음이 어눌한 노인의 말을 잘못 이해하는 등의 일부 문제도 있었다"면서도 "지금까지 거의 반응이 없었던 중증 치매 환자가 손발을 움직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페퍼의 가정용 모델은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7000대 이상 판매됐으며, 1월 말부터는 휴대폰 판매점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작년 10월에는 기업용 모델도 등장했다. 주로 매장 앞에서 호객하거나 상품 선전, 접수 업무 등의 용도로 소매점과 은행 등에서 사용된다.

요시다 켄이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사업추진본부장은 "매장에서의 보급이 선행하겠지만 큰 가능성이 간호분야에 있다"며 "얼굴을 움직이며 말벗이 되는 등 무심한 동작과 대화 기능이 사람의 마음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성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15%가 치매 질환자로, 경도 인지 장애를 포함한 사람은 4만명에 이른다. 간호 현장에서 페퍼를 활용하면 간병인은 식사나 목욕, 배설 보조 등 사람만 할 수 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페퍼에서 동작하는 앱 개발에 필요한 기술 사양을 공개한 바 있다. 이미 리쿠르트홀딩스 등 200개 이상 업체들이 앱 개발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1월 앱 개발 대회에서는 총 236개의 앱이 등장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앱은 '센다이 방송'으로 인지 문제를 개선하는 앱이다. 페퍼의 지시에 맞춰 고령자가 읽고 쓰기, 계산 등의 문제를 풀면서 두뇌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간호 시설에서의 레크리에이션 지원 앱도 부문상에 선정됐다.

로봇에게 간호를 맡기는 것이 냉정하다는 비판도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상투적인 접객을 하거나 옷만 걸치고 있는 로봇같은 사람도 있다"며 "기계적인 인간과 인간적인 로봇 중 어느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반문했다.

한 간호 지원 앱 개발자는 "페퍼는 상대방이 치매 환자라도 짜증 내지 않고 대화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최광 기자 hollim3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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