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는 관광객 감당이 안 돼.. 日 호텔 신축 붐

최원석 기자 2016. 2. 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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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2년새 관광객 두배로 호텔·리조트 100여개 건설 중.. 美·홍콩 등 해외자본도 밀물 건설 경기 활기, 일자리 늘어.. 지역에 돈 돌며 지자체도 희색

최근 일본에서는 관광지는 물론 대도시에서도 호텔 방 구하기가 어렵다. 2개월 전에 예약하려고 해도 인터넷 사이트에 '방 없음'이라고 뜨는 경우가 허다하다. 5000엔(약 5만원)이면 묵을 수 있던 방이 2~3배 오르는가 하면, 지방 비즈니스급 호텔 방도 가격이 올라 7000엔(7만원)짜리 이하는 사라지고 있다.

일본 호텔 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엔저(円低) 현상으로 지난해 방일(訪日) 외국인 관광객이 2년 만에 두 배인 1974만명으로 폭증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열도 전체에 호텔 건설 붐이 불고 있고, 호텔들은 구인난(求人難)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호텔 설립으로 건설 경기(景氣) 활황세를 만끽하고 있다.

◇건설 중인 호텔·리조트 100여건

현재 일본에서 건설 중인 관광지·대도시의 호텔·리조트만 100여 건이다. 특히 최고급 호텔 건설이 많다. 경제 주간지인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는 6일 "호텔업이 아베노믹스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2월 6일 시작하는 춘제(春節·중국 설날) 연휴를 앞두고 올 2월 예약은 '풀(full·만실)'이라며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우려도 있지만, 호텔 예약이 줄어들 조짐은 없다"고 전했다.

삿포로에는 외국 자본이 참여한 외국인 대상 리조트 등이 최소 6곳 들어설 예정이다. 삿포로 신(新)치토세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굿찬초(町)와 니세코초에 걸쳐 있는 일본 최대 스키리조트 '니세코 유나이티드'는 세계 호텔 업계의 '핫 스팟'이 됐다. 미국 매리어트인터내셔널이 그룹 내 최고급 리조트인 '리츠칼튼 리저브'를 2020년 연다.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일가가 이끄는 부동산개발그룹 PCPD 자본이 들어간 파크하얏트도 2019년 이곳에 들어선다. 중국·태국·말레이시아 자본을 포함해 앞으로 몇 년간 홋카이도에 들어설 대형 리조트만 최소 6곳이다. 2014년 굿찬초를 찾은 외국인은 호주 51%, 홍콩 16%, 싱가포르 6%, 미국 6%, 대만 4% 등으로 서양인이 절반을 넘었다.

최근 아시아 관광객이 몰리는 오키나와에도 호텔·리조트 10여 곳이 건설 중이다. 오키나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40만명이었으나 지난해 150만명을 넘었다.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쿄 긴자(銀座)의 대로변에는 하얏트그룹의 신규 브랜드 '하얏트 센트릭' 긴자점 건설이 한창이다. 2018년 초 문을 연다. 도쿄역 재개발 프로젝트를 맡은 미쓰이부동산이 자체 혹은 외국과 합작으로 계획 중인 호텔도 4곳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도쿄역 부근에만 최소 7곳의 대형호텔이 건설된다. 나고야역에는 5곳, 교토에는 4곳이 새로 들어선다. 오사카는 2017년까지 시내 호텔만 5000실가량 늘어날 계획이다.

◇호텔이 고용 창출… 지자체도 호황

호텔업 호황은 지방자치단체와 고용 시장에도 선순환(善循環) 효과를 낳고 있다. 지자체들은 관광객이 늘어 지역에 돈이 돌고 있을 뿐 아니라 호텔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싸늘했던 건설 경기마저 완연하게 활기를 띠고 있다.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 삿포로·오키나와에선 일손 부족이 선결 과제가 됐을 정도로 심각하다. 오키나와 호텔업계는 원래 도쿄·오사카보다 급료(給料)가 30% 정도 낮았지만 구인난 때문에 대도시 수준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유례 없는 일본 호텔업계의 호황을 지켜보는 국내 관광업계는 착잡하다. 한국과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놓고 싸우는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은 "일본은 축제나 스키장, 온천 등 관광 인프라와 시민 친철도에서 확실히 한국을 앞선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 고급 리조트들까지 속속 들어서면 한·일(韓日) 관광객 유치 전쟁에서는 이기기 어려운 만큼 특단의 대책과 분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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