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또 '뱅크런'..ATM 3분의 1이 텅텅 비었다

국종환 기자 2015. 6. 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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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 발표에 예금 인출사태..디폴트·그렉시트 현실화 가능성
그리스의 한 현금지급기(ATM) 앞에 돈을 뽑으려는 시민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섰다.©로이터=News1

(아테네 로이터=뉴스1) 국종환 기자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갑작스럽게 구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 방침을 발표한 이후 고객들이 현금지급기(ATM)에 몰려들며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27일 새벽 1시(현지시간)께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다음달 5일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돈을 찾기 위해 ATM에 몰려들었다.

그리스 국민들은 국민투표 시행 발표로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유로존 퇴출)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자 향후 자본통제를 우려해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전역에 있는 ATM의 3분의 1 이상에서 치프라스 총리 발언 이후 현금이 바닥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3명의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그리스 전역에 있는 5500여개의 ATM 중 약 2000개에서 이날 한때 현금이 바닥이 났다"면서 "이후 은행에서 돈을 채워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중은행들이 현금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ATM기 1대당 현금을 채워 넣는데 1~2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사람들이 이를 기다리며 길게 줄서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리스 4대 대형 은행 중 한 곳의 고위관계자는 로이터에 27일 하루에만 약 6억유로(약 7531억8000만원)의 현금이 인출됐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이날 인츌된 예금이 5억 유로는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관계자들은 지난 2주 동안 예금 인출액이 10억 유로를를 넘어선 날도 있기는 하지만 이날 앞서 언급한 인출액은 오로지 ATM만 추산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ATM의 하루 평균 인출 가능액은 600~700달러다.

한 관계자는 "이날 현금에 대한 수요는 평상시 토요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었다"고 밀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리스 정부는 은행이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예금인출에 나선 국민들의 우려를 진화하고자 나섰다.

파노스 카메노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현지 TV에 출연해 "시민들은 겁먹을 필요가 없다"며 "은행들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고 ATM에도 마찬가지로 현금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 16억유로(약 2조85억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에 빠진다. 이는 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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