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력난에 화물·건설업 '금녀장벽' 무너져

김지훈 기자 2015. 1.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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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동연령 인구 7년 간 7% 감소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일본 노동연령 인구 7년 간 7% 감소 ]

일본 화물, 건설 업종의 '금녀(禁女)장벽'이 최근 무너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였던 이들 업계가 노동인력 부족 현상으로 인해 여성 채용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 통계를 인용해 2014년 10월 기준 일본 노동연령 인구는 2007년 1월 대비 7% 감소한 7780만명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결원 상태에 놓인 일자리 수는 구직자 수를 10% 상회했다.

일본 기업들은 이런 구인난 심화로 인해 여성 인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기준 취업 중인 일본의 노동연령 여성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67%를 기록했다.

노동경제학 전문가인 세이케 아쓰시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구인난 때문에 고용주들은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과거 재능있는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들 가운데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부적합하다고 여겨온 업종에서 일하기를 원했던 이들은 금녀장벽이 무너지는 현상을 환영하고 있다.

화물 운송업체 시미즈운유에는 과거 트럭운전사로 고용된 여성 인력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여성 비중은 10%나 된다. 시미즈 에이지 시미즈운유 사장은 "과거에도 여성 지원자는 늘 있었지만 고용하지 않았다"며 "운전과 화물 적재 일이 수반되는 업종 특성 상 여성은 이에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를 오랜기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미지운유는 그러나 지원자 수 감소를 겪으면서 여성에게 점차 문호를 넓혔다.

요시다 루미 씨(여)는 180여명의 시미즈운유 소속 운전사 가운데 하나다. 요시다씨는 "이 직업이 여성에게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남성 동료는 다른 어떤 차이도 없이 나를 똑같이 대한다"고 말했다.

이자와 미치코 씨(25·여)는 일본 명문 도쿄대 출신 재원으로, 대표적 건설업체인 카지마 건설에서 현장 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그녀도 과거 학창시절 건축학과 교수들로부터 '3D' 업종인 건설업종 취업을 만류하는 말을 들어야 했다. 건설업계의 업무는 더럽고(dirty), 위험하며(dangerous), 어려운(difficult) 일들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이자와씨는 "최근 건설현장은 청결하며 위험하지 않고 근로자들도 과거처럼 내내 윽박지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종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은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건설 붐을 주도하는 상황을 환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담팀을 구성해 앞으로 5년간 건설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수를 지금의 2배인 20만 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일본 인구수는 남아 있는 기록상 가장 큰 폭으로 자연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인구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내에서 태어난 일본인 신생아 수는 전년 대비 2만9000명 감소한 100만1000명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남아있는 189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출생자 수는 통계 기준 4년 연속 사상 최소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망자에서 출생자 수를 뺀 자연감소 인구는 26만8000명으로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1947년 이후 통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후생노동성은 "20-30 대 여성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향후 출생자 수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어 인구 감소 추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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