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부메랑' 日무역적자 34년만에 최대
일본의 7월 무역수지 적자가 1조240억엔(약 11조7000억원)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엔 약세에 힘입어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하기는 했으나 수입 증가폭이 더 커지는 바람에 1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일본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경상수지 흑자마저 위협받게 됐으며, 이는 소비세 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아베 신조 정권에 새로운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 무역적자 역대 3번째 규모 일본 재무성은 19일 7월 무역수지가 1조24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7800억엔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달 5285억엔 적자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일본에서 월간 무역통계 산출이 시작된 1979년 이후 7월 적자 폭으로는 가장 큰 수치며 월간 단위로는 역대 3번째다.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연속 무역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2차 오일쇼크로 유가가 급등한 1979년 7월~1980년 8월 14개월 연속에 이은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예상외로 7월 무역적자가 급증한 것은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엔 약세의 부메랑 효과 때문이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2% 늘어난 5조9620억엔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14.3%나 늘었고 대중국 유기화학물 수출은 50.3% 급증했다. 지역별로도 유럽 중국 미국 등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물량 기준으로도 14개월 만에 1.8%의 증가세를 보였다.
엔 약세를 유도해 수출확대를 이끌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전략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엔 약세는 수출 증가보다 수입 급증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7월 수입은 19.6%나 급증했다. 원유수입이 30.2% 증가했고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에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입도 40.5% 증가했다.
◆ 수출 전년 동기 대비 12%↑ 7월 평균 엔화값이 1달러당 98.83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3%나 급락하면서 금액상으로 증가효과를 가져왔다. 결제통화의 차이에서도 수입 증가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거래비율이 수입이 80%로 수출 60%를 웃돈다"며 "엔 약세가 지속될수록 구조적으로 무역적자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무역적자가 경상수지 적자에 이어 궁극적으로 재정악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매달 1조엔 이상 소득수지 흑자 덕분에 경상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월간 무역적자가 1조엔 이상에서 고착화할 경우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1월 역대 두 번째로 컸던 1조6335억엔의 무역적자를 기록하자 경상수지도 3484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흑자 규모는 이미 올 4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6월 3363억엔까지 축소됐다.
경상적자는 재정악화와 국채값 급락(금리 급등)을 초래할 수 있는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를 방치하면 일본은 신용등급 급락으로 이어지며 경제위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상승세를 보여온 달러당 엔화값도 이날 예상외로 큰 무역적자가 발표되자 곧바로 약세로 돌아서 오후 3시 현재 전주 말 대비 0.26엔 떨어진 97.62를 기록했다.
◆ 경상수지 적자땐 신용급락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은 올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두고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아베 정권은 내심 인상 시기나 폭을 조절해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경제위축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로 인한 일본 재정상태의 추가 악화에 경계심을 놓지 않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15일 아베 정부에 대해 "소비세 인상이 늦어지거나 철회된다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신용등급 회사인 등급투자정보(RII)도 소비세 인상 일정이 변할 경우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무역적자까지 심화되고 있어 아베 정권 입장에서는 소비세 인상을 통한 재정건전화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다저스 사장 "재키 로빈슨·박찬호·류현진은 우리의 유산"
- 배지현 아나, 슈퍼모델 시절 사진 공개..'섹시미 물씬'
- 63세 할머니, 하루 카톡 100개 보내니 아들이..
- 태미 공중회전 시구..'이런 시구는 처음이야' [mk화보]
- 애플에 한발 앞선 삼성 스마트시계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