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서 돈 받은 '저축은행 저승사자'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shkim@chosun.com 2011. 5. 2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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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서민금융 본부장인 김장호 부원장보 대기 발령.. 감독권 가진 금감원 간부들, '검은돈' 받고 기밀도 빼줘

금융감독원 은 저축은행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 특히 비은행검사국은 정기검사(檢査)와 특별검사를 통해 불법·부실을 감시하고, 부실 은행에 대해선 영업을 정지시키거나 퇴출시킬 수도 있다. 그런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저축은행에서 '검은돈'을 받고 부실을 눈감아주거나 내부 기밀을 빼주는 등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금감원 최고위직은 27일 사의(辭意)를 밝혔다가 대기 발령 조치된 김장호(53) 본부장이다.

그는 작년 9월부터 중소·서민 금융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정부가 추진한 부실저축은행의 퇴출 등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을 총괄했다. 부실 은행들엔 '저승사자'였던 셈이다. 그 이전인 2003년 11월~2007년 3월까지는 저축은행을 감독하는 실무책임자인 비은행검사1국 팀장으로 일했고, 비서실장과 총무국장을 거쳐 부원장보(차관보급)로 승진했다.

그는 27일 "결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그가 올 1월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신삼길(53) 대주주로부터 2006년 여름 골프 접대를 받는 등 1000만원가량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저축은행 감독권을 이용해 조직폭력배처럼 금품을 뜯어낸 경우도 있다. 27일 밤 광주지검에 구속된 이철종 전 부국장(현 KB자산운용 감사)은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 싶은 데 돈이 부족하다"고 요구해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 또 보해저축은행 직원들의 친인척 이름으로 된 현금카드와 신용카드를 받아 1억3600만원을 쓴 혐의도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한달 가까이 도피하다 25일 자수했다.

저축은행 직원들을 동원해 부인의 보험 유치 실적을 높인 금감원 직원도 있다. 광주지검에 구속된 김현수(3급)씨는 보해저축은행이 쓰던 중고 그랜저 승용차를 시가보다 싼 900만원에 넘겨받은 뒤 보험설계사인 부인의 보험 유치 실적을 올려달라고 요구해 은행 직원 56명에게 부인이 다니는 보험회사의 상해보험에 22억원어치나 들게 했다.

금감원 검사반장 이자극(52)씨는 부산저축은행 으로부터 뇌물 1억2000만원을 받고, 금감원 내부 정보는 물론 감사원의 기밀문건까지 빼준 혐의로 구속됐다. 감사원이 부실 실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대외비' 문건을 은행측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부실을 막을 금감원 간부들이 거꾸로 부실을 부추긴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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