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거래·가격 '뚝뚝뚝'.. 대치동 '초초급매물' 등장

김경수 입력 2010. 3. 21. 17:46 수정 2010. 3.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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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통과 직후보다 시장이 더 조용합니다. 거래가 완전히 실종됐어요."(서울 대치동 D공인 관계자)

그 동안 주택시장을 견인하던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신도시, 용인, 평촌신도시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이 최근 들어 추락하고 있다. 봄 부동산 성수기가 도래했지만 곳곳에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고 가격도 쑥쑥 빠지면서 '버블세븐 불패' 신화마저 위협받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일대 기존아파트 '초초급매물' 등장지난 20일 서울지역 아파트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구 대치1동 선경상가. 강남 대치동 일대 아파트들의 시세를 가늠할 수 있는 이곳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급매'를 넘어 '초급매' '초초급매'라는 문구가 줄줄이 내걸려 있었다. 시세보다 가격을 10%가량 낮춘 급매물들이 대거 나와 있지만 거래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D공인 관계자는 "3월이 되면 경기가 좋아지면서 풀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급매물에 대한 문의는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5000만원가량 내렸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대치동 선경1차 138.8㎡는 최근 3개월 새 1억원 가까이 빠졌다. 이 아파트는 올해 들어 서울 시내 아파트 중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급매 공고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거래가 가뭄에 콩 나듯 간헐적으로 이뤄질 정도여서 일반 거래시장은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강남 대치동의 아파트는 현금'이라는 공식도 이젠 옛말이 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R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선경1차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 주민은 최근 경기 판교신도시에 집을 마련, 이사를 준비해왔지만 집이 팔리지 않아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은마아파트·잠실주공5단지도 거래 '뚝'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호재를 안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주공5단지 등도 시장이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대치동 청실1차 102㎡는 지난해 말에 10억원대에서 매매가 이뤄졌지만 최근 9억7000만∼9억8000만원에서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잠실주공5단지는 매매가격이 지난 1월 말 14억9500만원에서 이달 현재까지 5500만원이 빠졌다.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결정된 은마아파트는 아파트값이 정체해 있다.은마아파트 85㎡는 11억8000만∼12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주민들은 안전진단 신청이 통과되면 이보다 최고 1억원까지 상승세를 기대했었다.

■분당신도시 급매물 적체 심화올해 초 봄바람을 타고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 분당신도시도 이달 들어 급매물이 적체되면서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서울·수도권의 전세난에 따른 이주수요로 급매물이 소진됐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 분당 시범단지 중 랜드마크격인 한신삼성 109㎡는 지난 2월 6억원 초반대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6억1000만∼6억7000만원까지 회복됐었지만 이날 현재 6억∼6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보름 새 1000만∼20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이 아파트는 2006년 최고 8억원까지도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최고점 대비 25%가량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분당신도시의 R공인 관계자는 "2월까지 급매물이 소진되는 듯 하더니 3월 들어서 오히려 거래가 뜸하다"면서 "올 들어 거래가 회복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판교 입주가 시작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대표적인 아파트인 상록 우성도 이달 들어 거래가 멈췄다. 지난해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전 6억5000만원까지 회복됐던 상록우성 99㎡의 현재 거래가격은 급매 기준 5억5000만원. 불과 6개월 사이에 1억원이 증발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5억원 중 후반에 호가가 나오고 있지만 급매를 찾는 사람들은 5억원 초반대를 찾는다"면서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눈치보기가 정점에 달했다"고 전했다.

안양 평촌신도시에서도 이달 들어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범계역 인근 목련선경 145㎡는 지난해 말 로열층 기준 7억5500만원에서 현재 7억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158㎡는 지난해 말 8억원대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 7억원 후반대로 가격이 조정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김명지기자■사진설명=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1동 선경상가 내 부동산중개업소 창문에 아파트 급매물 홍보 전단지가 줄지어 붙어 있다. 대치1동 인근에는 선경1차·청실1차·우성·은마·미도 아파트 등이 대거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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