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유럽에서 잘나가는 이유

2011. 1. 1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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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에서 최근 기아자동차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기아자동차가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지역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모두 23만7500대로 2009년 같은 기간 22만4161대보다 1만3400대 정도 증가했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유럽전략형 해치백 모델 씨드는 같은 기간 11만6115대 판매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덕분에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 1월부터 10월까지 유럽시장에서 모두 52만1369대를 판매하며 2010년 유럽시장에서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중 사상 최초로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가 유럽시장 진출 이후 렉서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유럽 내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다른 자동차업체의 판매량과 비교할 때 더욱 돋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2009년 동기 대비 2010년 1~10월 판매량이 5.1% 감소했고,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미국의 GM, 포드 역시 판매량도 각각 16.6%, 10.4%, 12.7% 감소했다.

현대캐피탈독일법인 급성장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아시아 브랜드 1위를 차지한 비결로 품질경쟁력을 꼽는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독일 자동차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2010년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 가지 비결이 더 있다. 현대캐피탈의 기아자동차 자동차금융 서비스다. 현대캐피탈은 기아자동차의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이나 딜러들에게 '기아 모토 파이낸스(Kia Motor Finance)'라는 상품 이름으로 할부나 리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독일,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13개 국가에 설립된 기아자동차 유럽 법인과 모두 제휴를 맺고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지역에서 기아자동차의 인수율은 2007년 6%에서 2009년 25%까지 증가했다. 인수율은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캐피탈사 등 제휴 금융사의 할부금융 상품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들의 비율이다. 무려 4명 중 1명이 현대캐피탈 상품을 통해 기아자동차를 구매했다는 말이다.

인수율 상승은 재구매율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아자동차의 판매량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를 통한 차량 구매는 일시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차량 지불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차량 판매 기회를 증대시킨다. 또한 캐피탈사가 고객의 리스, 할부 만기 시점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기 시점에 집중적인 마케팅으로 재구매율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은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이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도 판매에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후방 지원을 톡톡히 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로 확산된 2010년 초반 금융업체들은 자동차회사를 포함한 딜러들의 신용 한도를 크게 줄이며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대캐피탈의 제휴를 등에 업은 현대기아차는 금융위기 동안에도 신용 한도를 유지하며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선진 금융기관과 합작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기아자동차 판매 증대의 원인이다. 현대캐피탈은 2009년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산탄데르은행 소비자금융과 '현대캐피탈독일(Hyundai Capital Germany GmbH)'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산탄데르은행은 스페인 최대 상업은행이자 시가총액 기준으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이다. 영국에도 산탄데르은행과 제휴를 진행하고 있으며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도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논의 중이다.

합작법인 설립의 장점은 현지 업체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현지 시장의 특성과 시장 공략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국외 법인이 주로 교민을 상대로 영업을 한 반면, 현대캐피탈은 합작투자회사의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로 현지 소비자와 현지 딜러를 상대로 영업한다. 할부금융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그만큼 판매시장을 넓힐 수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9호(11.01.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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