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4.0] 취업 스트레스, 20代 자살로 몰아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30개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일본(19.1명)의 1.5배에 달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낮다는 그리스의 10배에 이른다. 특히 자살은 20대의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됐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취업에 대한 부담감은 20대들을 자살로 내모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올해만 해도 10여건의 자살 사건이 취업 실패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는 고시에 낙방한 뒤 취업에도 어려움을 겪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유서에 "부모님에게, 동생에게 미안하다. 사회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비슷한 시기 대구의 3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B씨 역시 평소 취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30세 여성 C씨의 자살 기도 사건 역시 취업 실패를 비관한 탓이었다. C씨는 집에서 혼자 소주 2병을 마시고 자기 방 옷걸이에 목을 맸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지난 4월 한 취업관련 인터넷 커뮤티니 조사 결과 구직자 10명 가운데 6명은 취업 스트레스가 심해져 자살 충동을 느껴봤다고 답했다. '영원히 취업을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랬다는 구직자가 30.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회적 소속이 없다는 고립감'(26.2%), '자신을 무능력하게 보는 주위 시선'(20.1%) 이 뒤를 이었다.
취업상담전문가 이숙영 컨설턴트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채로 무작정 취업 준비를 하는 대학 4학년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런 사람일수록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자본주의 4.0
자본주의 4.0은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자본주의 3.0)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20세기 초 자유방임의 고전자본주의(자본주의 1.0)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자본주의 2.0)를 불러왔고, 1970년대 들어 등장한 자유시장 자본주의(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는 사상 최대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심각한 빈익빈(貧益貧)부익부(富益富)의 그늘을 짙게 드리웠다. 자본주의 4.0시대엔 기업(시장)의 이윤추구는 인정하되 고용과 나눔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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