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자원전쟁에 원자재값 폭등

홍인표 선임기자 2010. 4.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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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철강사, 북한 무산광산 개발권 눈독중국 자원독식 견제.. 유전·광산 인수전 격화

인도가 중국의 '싹쓸이' 자원전쟁에 본격 가세하면서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의 가세에는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도 있지만 중국의 자원 독점에 대한 우려감도 깔려 있다.

이른바 '아시아 G2'의 자원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의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글로벌스틸의 프라모드 회장이 이달 초 북한을 찾았다.

그가 북한 무산광산의 철광석 개발권 인수 협상을 위해 방북했다는 외신 뉴스 때문에 포스코를 비롯한 세계 철강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한국의 텃밭으로 알았던 북한에 인도가 뛰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철강 기업인 미탈그룹의 락시미 미탈 회장의 동생인 그는 "이번 방북은 무산광산 지분 인수가 아니라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신분을 감안할 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인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무산광산은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함북 무산군 무산읍에 있는 노천 철광산이다.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인 100억t에 이르는 철광석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국제 철광석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2006년 1월 중국 지린성 퉁화강철에 무산광산의 50년 개발권을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대신 퉁화강철은 무산광산에 70억위안(약 1조1200억원)을 투입해 매년 1000만t씩 철광석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결국 계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도 북한산 철광석 도입과는 별개로 무산광산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북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강 전문가는 "북한이 그동안 중국·한국이 뛰어들었던 광산 개발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인도 석유부는 에너지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54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국부펀드로 만들겠다는 방안을 최근 인도 재무부에 제출했다.

국부펀드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년 에너지 소비량이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자원 독식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국영 석유회사를 앞세워 해외 유전과 외국 석유회사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지난해 320억달러를 들여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유전을 매입했다. 중국은 지난 1월 국가에너지위원회를 만들고 원자바오 총리가 위원장을 맡아 에너지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국영 석유가스회사(ONGC)가 앞장서면서 지난해 210억달러를 유전 인수에 투입했다.

R S 샤르마 ONGC 회장은 "인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 인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국부펀드 설립을 반겼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이철성 소장은 "중국과 인도가 에너지 확보를 위해 원유 탐사 및 자원기업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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