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1개 15000원.. 차례상에 한숨 쌓인다

이관범기자 2011. 9. 2. 11: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석장 보러 가보니.. "김치·밥만 차려야 할판"

"배 1개에 1만5000원이 넘다니… 올 추석 상에는 김치에 밥만 차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추석을 10일 앞두고 찾아본 민생물가 현장은 '억' 소리가 그냥 나올 법했다. 소비자들은 너무 뛴 물가에 차례상 차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 차례용으로 쓰이는 750g가량의 배(신고) 가격은 8700여원, 300g 중량의 상품 사과(홍로) 한 개 가격은 5500여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동네 과일가게도 비싸기는 마찬가지.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과일가게에서는 양호한 상태의 알이 굵은 배(신고) 한 개에 5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부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53)씨는 "배 가격이 워낙 뛴 데다, 물량도 부족해 아예 갖다 놓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 슈퍼마켓에서 만난 주부 임숙자(66)씨는 "요즘 안 오른 물건이 없다 보니까 이제는 장보기가 겁나는 게 아니라 아예 추석 상을 차리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과일, 채소, 생선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불구,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통이 서민들에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가 시중 주요 백화점부터 이날 과일 판매가격을 취합한 결과, 상품의 사과 개당 가격은 이달 들어 사상 처음으로 1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1500원 올랐다. 배는 개당 1만5000원까지 뛴 상태. 중품 기준으로 배 한개에 6500~7000원, 사과 한 개에 5800~6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단감은 한 개에 6000원, 도라지는 1㎏에 3만원, 고사리 1㎏ 3만원, 시금치 1㎏ 5000원으로 2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해 사과는 30%, 배 27.3%, 단감 33.3%, 도라지 50%, 고사리 57.9%, 시금치 11.1% 각각 올랐다.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물가안정 의지를 반영해 특별 관리하겠다고 밝힌 52개 주요 생필품(73개 세부품목)으로 구성된'MB물가지수' 상승률은 8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긴 상황에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지표물가보다 더 높은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MB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5.5% 상승했다.

8월 MB물가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52개 생필품 가운데 40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동월에 비해 올랐고, 내린 품목은 10개에 불과했다. 가격 변동이 없었던 지하철요금과 쓰레기봉투료는 하반기(7~12월)에 인상이 예정돼 있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배추로, 32.2% 상승했다. 달걀(30.2%), 돼지고기(27.9%), 고등어(26.1%), 설탕(23.8%), 무(22.7%) 등의 상승폭도 컸다. 등유(24.3%), 경유(15.8%), 액화석유가스(LPG·14.8%), 휘발유(13.4%) 등 석유류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이관범·조성진·민병기기자

frog72@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