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으론 1만원 점심 감당 못해" 3000만원 연봉자 김밥 때우기도

최지영 2011. 7. 1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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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 수직 상승 신풍속도

[중앙일보 최지영.이수기.정선언.최나빈] 점심값이 1만원대를 넘나들면서 모든 연령대의 직장인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경제력이 약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직장인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모처럼 다른 직원들과 어울려 먹더라도 철저히 자기 몫을 내는 '더치페이' 원칙을 지킨다. 회식비를 아끼려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인터넷보안업체에 다니는 김동민(31)씨는 올 3월부터 점심을 인근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과 빵, 도시락으로 때운다. 끼니당 5000원가량인 회사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곤 했지만 올 들어 메뉴마다 1000원씩 올라 요즘엔 거의 가지 못한다. 연봉 3000만원인 김씨가 매월 손에 쥐는 월급은 평균 230만원 선. 그는 "매일 점심을 사먹고 차를 마시면 정작 손에 남는 돈은 별로 없다"며 "결혼 준비를 위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해서 점심 때우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임시직이나 인턴처럼 직장이 탄탄하지 못한 이들은 점심값 고민이 더 크다. 대학졸업 후 시중은행에서 인턴생활을 한 우모(25·여)씨는 한 달에 7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식대로만 월 16만원을 써야 했다. 보통은 은행 구내식당(5000원)에서 점심을 때웠지만 한 주에 한두 번 정도는 외부에서 식사를 했다. 우씨는 "함께 밥을 먹는 직원들과 돌아가며 밥값을 내다보면 점심 한 끼 식사에 3만~4만원이 훌쩍 나갔다"며 "학교에 다닐 때는 점심 한 끼에 3000 원이면 족했는데, 인턴 생활을 하고부터 통신비와 교통비를 포함해 하루 2만원을 쓰다 보니 데이트는 엄두도 못 냈었다"고 전했다.

 직원 4명과 함께 홍보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김철호(48)씨는 최근 회식 횟수를 한 달에 1~2회로 줄였다. 메뉴도 값이 많이 오른 삼겹살 대신 통닭에 맥주나, 파전과 막걸리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을 즐긴다. 김씨는 "가능하면 한 번에 15만~20만원 이상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직원들도 사정을 아는지 먼저 회식하자고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사업 초기부터 회식비를 아꼈던 것은 아니다. 조촐하게나마 한 달에 서너 번은 직원들과 어울려 고깃집에 들렀다. 사업도 점차 궤도에 오르고 있어 그에게 일감을 맡기는 회사도 늘었다. 그러나 불경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한 그다. 김씨는 "차라리 사회 전체가 어려우니 다같이 허리를 동여매자고 하면 이해하지만, 잘나가는 수출기업 중심으로 경제지표는 좋다고 하는데 현장에선 느끼기 어렵다 "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최지영·이수기· 정선언 기자, 최나빈 인턴기자(고려대 노어노문학과) <choijijoongang.co.kr>

▶최지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hoiji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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