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보다 이익 많은 아웃도어 제품.. 한국인은 봉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2011. 5.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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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매년 20 ~30%의 고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당연히 이익의 폭도 급증세여서 다른 업계에서 보면 매년 깜짝 놀랄 만큼 많다.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아우성이지만, 업체들은 매년 새 제품을 내며 가격을 올리는 고가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고가 원단으로 불리는 고어텍스 제품만 해도 마진율이 40%에 달하는데도 경쟁적으로 비싼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킷의 경우 원가가 10분의 1도 안 되는 것도 상당한데 '브랜드' 딱지만 붙으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고가 정책은 고급 고객을 유치하고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마케팅 정책일까, 아니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술(商術)인가.

◆높은 수수료도 물고, 배당금의 40%는 해외로….

국내 아웃도어 선두권인 A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3921억원. 이 중 영업이익만 1077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만 27%에 달한다. 이 정도 영업이익률이면 '영업 이익이 높다'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이익률이다. B브랜드도 매출 2595억원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24%를 기록했다.

명품 업계 1위인 루이비통은 지난해 매출 4273억원에 영업이익 5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패션 업계에선 영업이익률이 10%만 돼도 장사를 무척이나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전 세계적으로 패션 업계에서 이렇게 높은 수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브랜드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사는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이 매년 28~30%에 달했다.

'남는 장사'인데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A사의 경우 매년 높은 수치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중 40%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누적 배당금만 해도 1719억원. A사의 지분 비율을 보면 해외 모기업이 40.7%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의 40%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A사측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인 경우 국내 판매 가격과 해외 가격대가 거의 같다"고 해명했다.

◆원가 3만원짜리가 30만원으로 껑충 뛰기도

해외 로열티를 낼 필요가 없는 국내업체들도 가격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2위 코오롱스포츠, 3위 K2의 가격은 초고가 제품으로 풀세트를 장만할 경우 코오롱은 332만9000원, K2는 220만4000원에 달한다. 해외 제품인 노스페이스 역시 217만5000원이나 한다.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홈페이지에 'MD 추천 상품' 코너를 만들어서 초보자·중급 상관없이 주로 고가 라인을 추천하고 있다.

원가 3만원짜리가 '브랜드' 라벨만 붙으면 30만원으로 돌변한다는 지적도 있다. 동대문의 한 전문 판매상은 "바느질 등 가공 비용이 전체 판매가의 10%도 차지하지 않는다"며 "원가 3만원짜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팔면 10만~15만원, 백화점에서 팔면 30만원에 팔린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백화점 브랜드, 마트 브랜드 따로 두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예를 들어 블랙야크를 파는 동진레저는 마트용으로 '카리모어'와 '마운티아'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기술은 별 차이 없는데 몇 가지 기능을 덧붙여 비싸게 판매한다는 것이다.

또 백화점에서 고가로 팔다가 30~50% 이월상품 할인 판매를 하고 또 상설 할인매장에서 소비자가의 최대 90%까지 할인해서 파는 것도 그만큼 마진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비싸야 잘 팔린다'는 상술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마트나 시장 브랜드 제품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이젠 합리적 소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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