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통계로 드러난 '부의 양극화'

안승섭 2011. 4. 2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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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 소득 갈수록 커져..`20대 80 사회' 현실화

"지속가능한 재분배정책 절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누리는 `20 대 80 사회'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걸까.

세금ㆍ소득 통계만 놓고 보면 답은 `그렇다'이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자영업자 소득, 상위 20%가 `싹쓸이'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999년 5천800만원에서 2009년 9천만원으로 10년 새 55%나 늘어 대부분 억대 수입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하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같은 기간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54% 급감했다. 10년간의 경제성장의 과실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소득이 크게 줄었다.

종합소득세는 사업, 부동산임대, 이자 등 여러 소득을 합쳐 과세하는 세금으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소득금액 중 계층별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IMF 위기'로 불리는 외환위기 이후 소득의 양극화는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은 90조2천257억원이었다. 이중 상위 20%가 가져간 소득금액은 64조4천203억원으로 무려 71.4%에 달한다. 사실상 소득의 대부분을 `싹쓸이'했다.

상위 20~40% 소득자의 소득금액은 13조5천337억원으로 총 소득금액의 15%를 차지했다. 중간층인 상위 40~60% 소득자는 7.7%, 60~80%는 4.3%, 하위 20%는 1.6%의 소득밖에 벌지 못했다.

결국 상위 20% 개인사업자가 총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거둬들인 반면 전체 신고자의 60%를 차지하는 상위 40% 이하는 고작 10%를 약간 넘는 소득밖에 가져가지 못했다.

◇ 월급쟁이 소득도 `양극화' 심해져

양극화 현상은 개인사업자 얘기만이 아니다. 월급쟁이도 마찬가지다.

2009년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의 총 급여액은 315조7천363억원이었다. 이중 상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131조1천65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41.6%를 차지했다. 상위 20%가 소득의 절반 가까이 가져간 셈이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2천24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8%에 지나지 않았다.

상위 20%의 소득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월급쟁이 상위 20%가 차지하는 소득은 2005년 38.6%에서 2009년 41.6%로 불과 4년새 3%포인트 높아졌다.

개인사업자 상위 20%의 소득 비율도 1999년 63.4%에서 2009년 71.4%로 10년 새 무려 8%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상위 20%가 소득의 80%를 가져가는 `20대 80 사회'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부의 양극화는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의 영역 확장과 `골목 상권'으로 불리는 자영업자의 몰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소득의 양극화를 방치할 경우 사회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중산층이나 서민층의 구매력 약화로 인해 성장동력 자체를 상실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대기업의 신성장 분야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 고용과 연계된 소외계층 복지대책 등 부의 양극화를 막을 수 있는 다각적이고 지속가능한 재분배 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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