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조 빚더미 'LH 구하기' .. 화장만 고쳤다

최현철 2011. 3. 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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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현철] 이르면 올 하반기 민간 건설사가 짓는 보금자리 주택이 분양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주택기금에서 빌린 융자금 30조원은 후순위 채권으로 전환된다. 국토해양부는 16일 한나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LH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 관계기사 E2~3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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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안은 단기 유동성 확보와 사업구조 개선으로 구성됐다. 자금 지원은 정부가 국민주택기금에서 빌려준 30조원을 다른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밀리는 후순위 채권으로 바꿔주고, 주택기금이 연간 5000억원가량의 LH 채권을 직접 인수키로 했다. 팔다 남은 자산은 특수판매법인(SPV)에 넘겨 대금을 조기 회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창수 국토부 1차관은 "현재 채권 발행이 안 돼 올해만 6조원 정도의 사업비가 부족할 전망"이라며 "지원 방안이 시행되면 채권 발행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정부 지원이) 너무 옹색하다"며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일단 살려놓고 보자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근본적으로는 빚을 줄여줘야 하는데 그 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추가 지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업 구조조정은 각종 사업에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는 특히 보금자리주택 사업에도 민간 건설사의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보금자리주택 중 65~80㎡의 상대적으로 큰 평수의 아파트를 민간 건설사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2조~45조원 수준인 연간 사업 규모도 30조원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려면 지자체가 요구하는 사업에서 대거 손을 떼야 한다. 그러나 주민·정치권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번 당정협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지자체와 정치권이 자기 지역 사업은 안 된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자칫 지자체와 중앙정부, 지자체 간 갈등만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 바람에 관심을 모았던 사업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결국 또 미뤄졌다. LH는 현재 138개에 이르는 미착공 신규 사업 물량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계속 미루고 있다. LH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방침은 섰다"며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탈락 지자체들의 반발이 커서 쉽게 공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원안을 실행하기 위해 LH법과 보금자리주택법 개정안 등을 마련해 4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이 커 쉽게 통과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최현철 기자 < chdckjoongang.co.kr >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옛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돼 2009년 10월 출범한 공기업이다. 주 업무는 택지개발과 공공주택 공급. 보금자리주택 건설, 세종시와 혁신도시 개발 등 국책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3월 기준 부채총액이 125조 5000억원에 달한다.

▶최현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hd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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