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인승 승합차, 자동변속 경상용차 ..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차

김기범 2011. 1. 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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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기범]

지금은 단종된 기아자동차 봉고3 코치(사진 위)와 컨버터블 엘란. [중앙포토]

10년 전과 비교하면 고를 수 있는 국산차가 크게 늘었다. 후륜 구동 고급 세단과 스포츠 쿠페뿐만 아니라 에어백 6개를 기본으로 단 경차까지 나왔다. 메뉴가 제법 풍성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만나볼 수 없는 차도 있다. 자동변속기를 단 경상용차나 15인승 승합차 등이 대표적이다. 수요가 적고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국산차 업체가 만들기를 꺼려하는 차다.

 GM대우(한국GM으로 사명 변경 예정)의 다마스와 라보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경상용차다. 한때 아시아자동차를 거쳐 기아자동차도 경상용차 타우너를 만들었다. 하지만 2002년 단종시켰다. 이후 다마스는 자매모델인 라보(트럭)와 함께 국내 경상용차 시장을 쓸쓸히 지켜왔다. 다마스는 자영업자에게 인기다. 복권처럼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잘 팔린다. 지금도 월 1500대씩 꾸준히 나간다.

 그런데 다마스엔 자동변속기가 없다. 게다가 후륜 구동 방식뿐이다. 자동변속기에 4륜구동까지 갖춘 경상용차가 즐비한 일본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겐 대안이 없다. 2006년 12월 당시 환경부가 국내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강화하면서 한동안 다마스 생산이 끊겼다. 다마스가 부활하기까지 1년3개월 동안 경상용차 시장은 진공상태가 됐다.

 학원 통학용으로 사랑받던 15인승 승합차도 신차로는 만날 수 없는 형편이다. 2003년 이스타나를 시작으로 하나씩 사라지더니 2005년 봉고3 코치를 끝으로 15인승 승합차가 완전히 단종됐다. 자연스럽게 15인승 승합차의 중고차 가격이 폭등했다. 15인승 승합차의 거래는 지금도 활발하다. 최근엔 중국산 15인승 승합차를 수입·판매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승차 정원을 떠나 저렴한 승합차가 아예 없어졌다. 15인승 승합차를 비롯한 소위 '봉고차'의 자진 퇴출 이후 그 빈자리를 메운 건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 시리즈와 현대 그랜드스타렉스 정도다. 자영업자에겐 필요 이상 고급스러운 차로 평가받고 있다. 당연히 가격도 올랐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을 전전하지 않는 이상 마땅한 차선책은 없다.

 적당한 크기의 업무용 차도 마땅한 게 없다. 승합차까지 올라가거나 모닝 또는 마티즈 밴으로 내려가야 한다. 옵션이 거의 없는 현대 아반떼 정도 크기의 왜건이라면 도심에서 업무를 보기 적당할 것이다.

 4년 만에 불꽃처럼 짧은 삶을 마감한 기아 엘란 이후 컨버터블(오픈카)도 감감무소식이다. 4륜구동 승용차도 쌍용 체어맨W를 빼곤 아직까진 아우디나 스바루 같은 수입차의 전유물이다. 현대·기아차가 스웨덴의 전문업체인 할덱스와 개발 중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스타렉스가 그랜드스타렉스로 대체되면서 4륜구동 승합차도 덩달아 사라졌다. 다시 곰곰이 헤아려 봐도 국내에서 살 수 없는 차가 의외로 많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 kbkimjoongang.co.kr >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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