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리비아 이상기류에 국내 건설·수출업체들 긴장

백인성 기자 2010. 7. 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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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3위 발주국 "장기화 땐 수주 악영향"중고차 수출에도 빨간불

'리비아 리스크'가 국내 기업 활동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보 수집 활동 여파로 우리나라와 리비아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특수가 한창인 건설·플랜트 수주는 물론 자동차·건설중장비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로 한국과 교역 30주년을 맞은 리비아는 국내 건설업체 해외건설 수주 3911억달러 가운데 346억달러를 차지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3위 발주국이다. 양국간 교역 규모도 지난해 기준 12억3000만달러로 연간 50% 이상 성장하는 기회의 땅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3건의 공사를 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최근 리비아에 신규 건설인력을 투입하기 위해 두바이와 카타르에서 비자를 전환(Transferring)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리비아 외무당국이 국내 영사업무를 중단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비자를 발급받아 바로 입국할 수 있는 통로가 닫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지에 체류 중인 건설현장 인력은 당장 문제가 없지만 신규로 입국하는 인력들은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착공이 예정된 신규 사업장에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12월 착공 예정인 1조5000억원 규모의 트리폴리 발전소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말까지 이 같은 불안상황이 이어질 경우 인력수급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양국간 외교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리비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업체들의 신규 공사 수주에 불이익을 주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대공사로 꼽히는 40억달러 규모의 트리폴리 도시철도사업의 경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코오롱건설, 삼부토건, 엠코, 대우인터내셔널, 동명기술공단, 철도공사 및 로템이 '한국컨소시엄'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한·리비아 간의 외교 문제가 계속되면 리비아에서 한국업체의 추가 수주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해외건설협회도 경제 외적 요인으로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수주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신규 진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건설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국내 업체의 리비아 수주물량은 32억4000만달러 규모다. 현재 20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수출업계도 발등의 불이다. 리비아에 수출하는 품목은 승용차, 건설중장비, 철 구조물, 화물차가 많다.

이중 지난해 리비아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승용차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리비아 차 수출물량은 5억달러 규모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리비아가 자동차 연식에 제한규정을 마련한 채 수입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이 같은 외교적 요인으로 수출실적 예상치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리비아 수출액의 15%인 2억달러 규모를 차지하는 중고차의 경우 1억달러 밑으로 수출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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