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스펜스 교수 "메가뱅크 한국엔 필요치 않아"

2010. 7.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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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또 한 번 충격이 온다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러 요인으로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말이다.

'아시아21'에 참석한 스펜스 교수는 12일 매일경제신문 등과 인터뷰를 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선진국은 매우 더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회복되더라도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펜스 교수는 "선진국은 지금 또 다른 충격을 견딜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요인을 묻자 그는 선진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꼽았다.

스펜스 교수는 "선진국은 성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심해지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성장은 크게 둔해질 것"이라며 "이때 한국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상대적으로 고소득 국가에 진입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뜻한다"며 "과거와 같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세계 경제 호황기에도 2.5~4%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한국이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메가 뱅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펜스 교수는 "한국 경제 규모에 맞게 어느 정도 큰 은행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세계 50위 이내에 드는 은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메가 뱅크 추진이 중요한 우선순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스펜스 교수는 경제학에 '신호(sign)'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정보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펜스 교수는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한 개인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는 그 사람이 표출하는 행동(신호)에 따라 추론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우수하다는 점을 외부에 계속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펜스 교수는 "국민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일반 투자자 이해도도 제고된다"며 "외국인 투자자 등에 대해 꾸준히 커뮤니케이션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하버드대 인문대학장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장을 지냈다.

[특별취재팀(대전)=박용범 기자 / 이기창 기자 / 차윤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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