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전격 인상] "인플레 심상찮다" 저금리시대 막내려

2010. 7. 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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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도 전면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인상 시기로 8∼9월을 예상했던 점에서 '전격 인상'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예상을 크게 넘는 성장률과 높아진 물가압력을 감안할 때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낮았던 초저금리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 가계와 기업의 자산운용 행태와 경영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내년에 물가 급등 가능성 제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넘어 확장국면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 그리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세에 경고등이 켜진 점 때문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상당한 강도로 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김 총재는 "이대로 가면 한은의 올해 물가목표치인 3%는 올 하반기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그것을 넘어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실제 이날 금리인상과 동시에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는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급등했다. 이는 17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도 앞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주택매매가격이 수도권은 하락하고 있지만 지방은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은 10개월래 가장 컸다. 저금리에 따른 거품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12일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제의 성장세가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 1분기에 8.1%라는 깜짝 실적을 보여줬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전분기를 능가하는 완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경기는 해외 위험 요인이 상존하긴 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기초체력이 튼튼해진 만큼 금리를 인상해도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는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거시적으로 봐서 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가계 부채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많아 이 정도 금리인상으로는 가계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저금리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역설했다.

◇초저금리 시대 막 내린다= 이번 금리인상은 금융위기로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인해 기준금리는 그 해 10월 5%에서 2%로 급전직하했다. 16개월이나 동결된 2%의 금리가 올라간 것은 결국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의 터널에서 탈출구를 찾았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수 상황에서 비롯된 저금리 시대가 물러가면서 경제가 본 궤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금융권은 "올해 안에 2% 저금리 시대가 저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초에는 기준금리가 3∼4%로 올라가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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