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시련의 계절'

박상희 2010. 7.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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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상희 기자 = 올 상반기 들어 벌커와 탱커를 중심으로 수주가 재개되는 등 조선업계가 '수주가뭄'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대부분 조선사들이 지난 몇 개월간 힘겨운 '수주 공백기'를 보냈지만 최근들어 수주 '재개' 모드로 돌아왔다. 반면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곳도 있다. 바로 한진중공업이다.

◇울산 조립공장 '사실상' 폐쇄…수주잔량 '1년' 불과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노사 합의를 거쳐 울산 블록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150여 명을 영도조선소로 전환배치했다. 전환배치된 근로자들은 이달 1일부터 각각 용접, 선각, 탑재, 조립 등의 분야에 분산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블록을 영도조선소까지 바지선으로 운송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울산공장 폐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울산공장에서 더 이상 블록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과, 울산공장의 근로자가 모두 영도조선소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폐쇄다.

더욱이 한진중공업의 수주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하던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1년6개월이 넘도록 신규 수주를 한 건도 올리지 못한 것.

이에 반해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HHIC-Phil)는 올해에만 이미 21척, 13억 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수주잔량은 3년어치로, 2013년 초까지의 물량을 확보했다. 영도조선소의 성적이 더욱 초라해지는 부분이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수주잔량은 1년어치에 불과하다. 블록공장과 야드에서 계속 용접 불꽃이 피기 위해서는 추가수주가 절실하다.

한진중공업은 울산공장 외에 인천 율도와, 부산 다대포 등에도 블록공장을 운영 중이다. 관계자는 "울산공장을 제외한 다른 블록공장에 대한 조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영도 조선소 부지가 좁고 단가가 높아 수주에 어려움이 있지만, 수주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수주난에다 타임오프제 시행(한진중공업의 경우 노조 전임자 수를 10명에서 5명으로 줄여야 함) 및 임단협 등과 맞물리면서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70년 역사의 한진중공업이 시련의 계절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rohzm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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