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들어올리나

입력 2010. 4. 29. 20:50 수정 2010. 4. 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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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식품가격 폭등…원자재값 급등…공공요금 들썩…

경기회복세 강해 상승압력 한꺼번에 분출 우려

정부 "원-달러 환율 하락…인플레 가능성 적다"

올해 초 시작된 이상기후가 최근까지도 이어져 '밥상물가' 급등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세도 예상보다 강해, 하반기께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냉각돼 있어 물가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한다.

■ '배추파동' 이어 원자재값·공공요금 들썩 최근 생활물가 불안에 불을 댕긴 것은 채소·수산물 등 장바구니물가다. 지난겨울부터 잦은 눈과 비, 햇빛 부족으로 농산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어획량도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봄과 비교해 배추는 두 배 가까이 급등했고, 양파·무 등 다른 채소들도 30~50%씩 올랐다. 이천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5월 말에 봄작물이 나오면 지금보다는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생산량이 줄어 예년 수준으로 내려가긴 힘들 것"이라며 "5월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불안한 것은 유가를 비롯한 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다. 세계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데다, 선진 각국의 저금리로 투기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럴당 40달러선까지 급락했던 두바이유는 28일 기준 배럴당 83달러까지 올라 있다. 지난해 4월 t당 평균가격이 1만1166달러이던 니켈은 현재 2만6050달러로, 구리는 4407달러에서 7818달러로, 철광석은 63달러에서 183달러로 2~3배 급등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수입 철광석 가격이 두 배로 오르면 국내 철강제품 가격은 4.47%, 전반적인 국산품 가격은 0.3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꼭꼭 눌러두고 있는 공공요금도 하반기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가스요금 원료비연동제를 7월께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고, 한국전력의 적자 누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경기회복세도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상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 환율 하락으로 상쇄할까 정부는 아직까지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억원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경기회복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을 평균해 보면 2.6%밖에 되지 않아 인플레이션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았던 2008년 초 물가파동 때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제한될 경우 국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하반기까지는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 쪽 압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어오고 있는데 저금리는 계속 유지하면서, 이 돈들이 소비에 활용돼 국내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며 "하반기께 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선희 이형섭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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