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브랜드 교체·대우자판 결별, 속셈은?

2010. 3. 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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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만송 기자]GM이 GM대우의 슬림화(연구개발 기지 등의 역할 축소)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GM대우 하청기지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어 한국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시보레(chevrolet)'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아울러 국내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0%의 판매 성장을 통해 두 자리 수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해 CKD(반조립제품)을 포함해 160만대 이상을 수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이로 인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새한자동차의 상호를 '대우자동차'로 변경하고 30년 가까이 사용해온 '대우차' 브랜드가 사라질 전망이다.

GM, '대우' 버리고 '시보레' 선택한 의미는?

GM대우 부평공장 일부 전경.

ⓒ 한만송

아카몬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입지 강화와 판매 증진을 위해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검토해왔고 시보레 도입 여부를 이미 결정한 상태"라며 "다만 직원과 노조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해 5월 중순 이전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GM대우 브랜드 유지 ▲GM대우와 시보레 브랜드 공존 ▲시보레 브랜드 전면 도입 등 3가지 안을 놓고 검토해왔다.

이와 관련, GM대우 측은 "문제는 한국에서 미래 사업과 그에 대한 성공을 좌우할 중대한 결정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에 대해 직원과 노조 등 회사 관련 사람들과 충분히 공유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GM대우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6년 11%를 정점으로 지난해 8.3%로 떨어졌다. 수출 중심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2002년 법인 출범 후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2년 12월 10.1%, 2003년 4월 10.8%, 2004년 3월 10.1%를 기록했다. 2006년 말에는 2005년보다 1.2% 증가한 10.5%를 기록했으며 이후 2007년에는 10.7%, 2008년 말 10.1%를 기록했다. '대우자동차' 시절 내수 점유율은 30% 내외를 유지했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신차 출시가 적어 내수판매 실적도 부진했다.

이에 GM대우는 지난해부터 내수시장 신장을 주요하게 추진해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 판매량 확보 등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M대우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우' 브랜드를 버리고 '시보레'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VS300 등 신차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GM대우는 2002년부터 GM대우 차량의 국내 판매를 전담해온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와 결별하고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총판제를 전면화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브랜드 교체ㆍ대우차판매와 결별은 하청기지화 전략

GM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GM대우 브랜드를 '시보레'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 후, GM대우에서 생산한 차량에 시보레 엠블럼을 부착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 한만송

이런 전략 발표에 대해 'GM대우를 GM의 생산하청기지화 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있다. GM이 한국 시장까지 장악해 향후 GM대우의 한국 채권단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GM은 '대우차'를 고작 4억 달러에 매입했다. 자산 매입 대금 12억 달러는 2011년부터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또한 GM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한국 채권단으로부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9435억 원을 지원받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1조3762억 원도 지원받았다. 채권단으로부터 인출한 신용한도(Credit Line)도 2011년 10월부터 4년 동안 분할 상환해야한다.

현재 GM대우를 대표하는 마티즈 토스카 라세티 젠트라 윈스톰 다마스 라보 등은 대우차 시절부터 개발된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차량들이다. 적은 돈을 투입해 국내의 고급 기술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 등을 통해 GM은 GM대우에서 톡톡히 이익을 봤다. 글로벌 경영체제로 움직이는 GM에 GM대우는 여전히 '효자'다.

하지만 전 세계 공장의 구조조정과 대륙별 현재 생산능력을 갖추기 시작한 GM 입장에서 향후 2~3년 안에 GM대우 공장의 슬림화는 필수불가결해 보인다. 말 그대로 GM대우는 단순한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더욱이 GM대우는 그동안 생산해온 차량에 대한 라이선스(특허실시권)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GM이 GM대우 브랜드를 '시보레'로 교체하고, 한국 시장 판매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제기됐던 '먹튀(먹고 튀어)' 논란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채권단이 GM대우를 인수해도 2002년의 경우처럼 단시일 안에 회생시키기는 불가능해진다.

자동차산업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을 감안한다면, 그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특히 인천 경제의 25%정도를 GM대우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GM대우의 브랜드 교체와 대우차판매와의 결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지적이 인천지역 정·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우'를 버리고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GM대우의 역할을 축소하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GM대우가) R & D(연구개발) 기지로 기술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GM의 세계적 생산 공장과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며, "부평공장이 생산 공장으로 전락한다면 한국자동차산업의 침체와 함께 인천경제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시보레 교체 = 내수시장 진작', 객관성 미약

GM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시보레(=chevrolet)' 브랜드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 사진제공 GM대우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는 < 부평신문 > 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시보레 인지도가 높아지면 판매량은 증가할 수 있다. 기존 '대우차' 이미지로는 현대차를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대우차의 단점을 이겨내면 내수판매량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겸임교수는 "'대우가 국내 차량이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 패턴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가격·서비스 등이 향상된다면 내수판매 상승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GM대우의 내수판매량 증가는 시보레 브랜드 교체보다는 판매 차종을 늘리고 한국형 차량을 더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더 급선무"라며 "현재 시보레 브랜드 교체는 긍정적 효과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팀장은 "신차 개발을 통해 세계적 선호도가 높아지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형 신차 개발과 출시가 더 중요하다"며 "브랜드가 통합되고 GM대우가 GM 내에서 하나의 해외 공장 수준으로 되면 통제는 더욱 심해지고 경영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하는 것은 GM 측 입장에서 라이선스를 통한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통해 합법적으로 수익을 챙기겠다는 계산일수도 있는 만큼, 브랜드 교체 과정 전후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대우차판매와의 결별에 대해 대우차판매 고위 간부는 < 부평신문 > 과 한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 교체와 대우차판매와의 결별은 단순히 기업 대 기업의 관계 이상"이라며 채권단과의 향후 협상 과정에서 GM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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