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전문가들 "얻은 게 더 많다"

2009. 7. 13. 19: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경제 전문가들은 13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된 데 대해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와 함께 상징적인 의미를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던 우리 기업들의 주력 수출품이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현재 지지부진한 한.미 FTA의 비준을 앞당기고 한.중 및 한.일 FTA 추진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국가 가운데 세계 최대의 경제권인 EU와 FTA를 맺었다는 점에서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고 침체에 빠진 글로벌 교역 회복에 앞장선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얻을 것으로 봤다.

다만 한.미 FTA에 비해 우리가 얻는 이득이 많지 않고, 역내 무역이 많은 EU의 특성상 예상보다 교역 확대폭이 크지 않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내 농.축산업과 서비스업 등의 타격도 우려됐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한.EU FTA는 의미가 크다. 27개국과 모두 협의가 되서 이루어진 것이고 규모도 제일 크다. 게다가 보호무역주의가 상당한 지역이었다.

EU와 FTA를 체결함에 따라 경쟁력 있는 제품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일본에 주로 의존하던 중간재와 부품 등도 관세가 인하되면서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로서는 보다 좋은 조건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낙농 부문은 다소 부담이 될 것이다. 또 기계와 정밀화학 등 EU가 강점이 있는 부문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아플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리와 EU의 관계가 긴밀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녹색 분야 등에서 핵심기술이 있는 EU의 파트너 기업을 잘 찾으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당장 지금 수출하는 품목이 어떻게 된다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수출을 하지 않던 제품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한.EU FTA는 싱가포르, 아세안, 칠레 등과의 FTA와는 달리 `수준높은' FTA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경제위기로 세계 교역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과 EU가 교역을 회복시키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세계무역기구(WTO) 내 국가 간에 FTA를 맺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EU와의 FTA 체결도 결국은 가야할 길이다. 하지만 다소 위험을 안고 추진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미국 등 여러 나라와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체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결과를 보고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다른 나라와 순차적으로 FTA를 맺는 게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 EU와의 FTA 체결 효과도 미국과의 FTA 체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농산물이나 자동차 부문에서는 한.미 FTA에 비해 이익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자와 정보기술(IT) 부문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지만 역시 한.미 FTA에 비해 무역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EU는 국가들의 연합이라는 특성 상 역내 무역이 많기 때문에 그외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어떻게 보면 한.EU FTA가 한.미 FTA에 버금가는 측면이 있다. 양국 간 교역구조에서 전기전자 등 우리가 수출을 많이 하는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 내지 조정되면 수출하는데 효과가 클 것이다.

협상 내용을 보면 대체로 한.미 FTA와 큰 차이는 없다. 농업 분야의 경우 국내 양돈국가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한.미 FTA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번 한.EU FTA가 한.미 FTA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통상 결정 자체가 대외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기때문에 눈에 띌 만큼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한.미 FTA를 통해 얻으려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자꾸 뒤로 미뤄졌을 때는 실익이 반감된다는 측면에서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한.미 FTA를 더 늦추도록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한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우리나라가 EU와 FTA를 맺는 첫 아시아 국가라는 의미가 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자유무역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동차와 가전 부문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EU 제조업계가 그동안 FTA에 반대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반대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산업에 경쟁력이 있다. 평균 11% 정도인 관세가 사라지면 자동차 부문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TV나 VCR 같은 가전제품도 7%의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다만 휴대전화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농업 부문에서 어느정도 손해를 볼 수 있는 점 등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EU가 법률 서비스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어서 당분간 우리가 고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춰가면 될 것이다.

한.EU FTA는 한.미 FTA를 자극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일본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많았지만 수입원을 EU 쪽으로 돌려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도 있다.

◇이종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한.EU FTA의 경제적 효과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함으로써 한.미 FTA의 효과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의 수출우위 상황이 유지됨으로써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출입 비중과 관세율이 높은 품목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자동차를 비롯한 기존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EU는 정밀화학, 부품소재, 대형 자동차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농산물의 경우 돼지고기, 와인 등의 수입증가가 예상되며 서비스 부문에서는 금융, 환경, 통신 등 EU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조조정과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분야가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 국내 보완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관세인하, 기술표준, 환경규제 등 변화된 무역환경에 대응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조정 등 기존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EU는 우리 주력 수출품의 관세율이 높았는데 FTA로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의약품과 정밀기기 등은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미국과 일본에 편중됐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또 우리의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자본 유입을 촉진시켜 우리 산업을 선진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글로벌 입지가 강화되고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도 소득이다. 교역이 확대되고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늘면서 제조업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환경기준 및 기술표준 등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대응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기업들은 노동 및 환경 규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EU와의 교역을 확대하려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 또, EU에는 선진국 뿐 아니라 동유럽 개도국도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소비 시장의 다양성에 대응해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