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준 수입..'불황형흑자' 고착

2009. 4. 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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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무역흑자의 이면

지난 3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수출이 지난해 3월 대비 무려 21.2%나 감소했음에도 46억1000만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입이 36%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불황형, 또는 교역 축소형 무역수지 흑자 구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의 안정세로 환율효과 마저 앞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3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61% 증가한 선박류를 빼면 나머지 품목들은 모두 감소했다. 컴퓨터(-50%), 석유제품(-48%), 자동차(-46%), 반도체(-38%), 가전(-33%), 무선통신기기(-20%) 등 주요 11개 품목들은 모두 두자릿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수출지역도 대양주와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줄어들었다.수출물량에 이어 수출단가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수출단가지수를 2005년을 100으로 봤을때 지난해 7월 120.2까지 올랐던 것이 지난해 12월 91.2까지 떨어졌다.

특히 3월의 수입 감소폭은 외환위기때인 1998년 10월(-39.3%)이후 가장 큰 것으로 원자재(-46.9%), 자본재(-31%), 소비재(-30.8%) 모두에서 크게 줄었다.

수입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내수가 위축됐으며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위기때처럼 수출에 비해 수입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교역 축소형 대규모 흑자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수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올해 3/4분기까지는 좋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가 조금씩 오르고 환율효과마저 줄고 있어 앞으로 수출의 감소폭이 축소되더라도 무역수지 흑자 폭은 더 늘어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떤 부분에서 수출이 선방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거의 유일하게 수출이 크게 증가한 선박의 경우 보통 2, 3년전 수주한 물량을 넘겨주는 것이므로 지금의 경기상황과는 무관하며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은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곤ㆍ조현숙 기자/kimhg@heraldm.com-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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