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곳간 현금 넘쳐난다.. 시총 상위 100개사 이익유보율 2000% 초과

2009. 3.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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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 시중에 돈줄이 막히고 있다는 의미의 '돈맥경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난에 허덕이며 한국은행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매입을 기대하고 있으나 실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기업,이익유보율 2000% 초과=22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시총 규모 상위 100대 기업 중 재무제표가 공개된 75개사의 지난해 말 현재 이익유보율은 평균 2258.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75개사의 평균 유보율은 전년도의 2086.6%에서 172.2%포인트(증가율은 8.3%) 늘었다.

이익유보율은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거나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얼마만큼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유보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탄탄해 투자 여력이 있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여윳돈이 생산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텔레콤으로 무려 2만8539.7%에 달했다. 즉 잉여금 규모가 자본금의 280배가 넘는다는 뜻이다. 이어 롯데제과(2만5509.5%) 삼성전자(7367%) KCC(6196.3%) 포스코(6178.1%)가 상위 5걸 안에 들었다.

◇중소기업,자금난에 허덕=한국은행의 '2008년 중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부문의 자금부족 규모가 전년의 88조7000억원에서 110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기업보다는 주로 중소기업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 차입금 및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린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업 자금조달 현황을 보면 대기업의 은행대출(원화) 규모는 전월보다 1조3000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전월보다 2조8000억원 늘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의 단기자금 부동화 현상을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매입 등으로 자금공급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시장의 특징 및 정책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 등의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중장기 자금을 포함, 만기별로 다양하게 자금을 지원하되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매입 등 지원 대상에 대한 직접 자금공급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은행 등이 여윳돈을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에 묶어두고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 나서지 않기 때문에 한은이 직접 우량 중소기업 등의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매입해 자금을 적기에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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