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타깃' 해운업 구조조정, 건설·조선과 다르다

안승찬 2009. 2. 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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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조선 마무리되면 해운 구조조정 착수

- "비중 높고 부실 현저화..구조조정 필요"

- 퇴출시 선박 매각 골머리..기존과 방법론 다를듯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건설과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 구조조정의 타깃이 해운업으로 결정됐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건설업과 조선업 이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해운업이 논의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해운업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건설과 조선업의 구조조정 이후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시 주로 선박을 매각해야 하는 해운업의 특성상, 구조조정 방식은 건설이나 조선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전세계 해운업의 불황으로 해운사의 선박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왜 해운업인가

해운업이 다음 구조조정의 대상에 오른 이유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교적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부실이 현재화된 업종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해운업은 선박 보유 규모면에서 세계 6위다. 연간 매출은 50조원에 달한다. 수출액으로 보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간 물동량 증가로 승승장구를 거듭한 해운업은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왔지만 세계 무역규모가 급감하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해운업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서비스가 균질적인 편이다. 따라서 완전경쟁 시장의 특성을 갖추고 있어 수급에 따라 운임가격이 10분의 1토막이 나는 등 변동폭이 크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해운업체들의 연쇄 도산 움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20위권 해운업체인 파크로드가 도산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10위권 업체인 삼선로직스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해운업의 수급 불일치가 해소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회사의 규모를 떠나서 영업상 받는 압박은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의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건설과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달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채권금융기관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건설과 조선업의 경우 1차 평가에서 제외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내달말 2차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는 등 후속조치가 계획돼 있다. 이후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된다는 것.

◇ 대상은 결정됐지만 방법론 고민

해운업종중 한계기업을 퇴출시킨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떤 방식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부의 고민이 남아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해운업의 경우 건설, 조선업처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해운업만의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운사의 경우 은행 담보가 대부분 선박이다. 그런데 채권금융기관이 한계기업으로 판단해 퇴출시킬 경우 담보로 잡고 있는 선박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부분이 여의치가 않다.

또 선박을 매각할 경우 결국 노르웨이 등 해외 경쟁국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데, 향후 경기 회복가 회복됐을 때를 감안하면 경쟁국에 헐값에 경쟁력을 넘겨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남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운업체 선박의 경우 가격도 낮은 데다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여러 채권기관이 연결돼 있어 이해관계도 복잡하다"며 "해운업종의 경우 단순히 퇴출만 시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해운업의 업종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건설, 조선사들을 상대로 진행했던 신용위험평가 방식을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 위원장은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할 것인지 어려움을 갖고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할 것인지 고민중"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 주무부서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해운업의 경우 매출액의 90% 가까이를 해외서 벌어들이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조선이나 건설과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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