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여전..한은 '당혹'

2008. 10.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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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조재영 기자= 27일 사상 초유의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한국은행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주식시장이 기대 만큼의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당혹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은 '롤러코스터'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투매하면서 증시를 냉각시켰고 이는 환율 불안으로 연결됐다.

`백약이 무효'라는 생각에 한은은 답답해 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더라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경우, 실물이 더욱 어려워졌을 때 사용할 `카드'만 소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 한은 직원들도 놀란 대폭 금리인하금통위의 이번 금리 인하는 한은 직원들의 예상수준을 확실히 뛰어넘었다. 한은 직원들 상당수는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소집될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다.

국장급 간부들도 26일 오후에서야 27일 오전에 긴급히 금통위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만큼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또 금리 인하폭인 0.75%포인트 역시 시장 뿐아니라 한은 직원들의 대부분도 예측하지 못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금통위가 최대 0.5%포인트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폭이 컸다"고 놀라워했다.

◇ 증시 '무덤덤'.."이젠 무슨 카드를.."한은의 파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장중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장막판에 연기금의 매수로 7.70 포인트 오르는 정도에 머물자 한은은 몹시 당혹했다.

특히 2005년 1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장중 900선을 밑돌자 "이제는 더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다"면서 답답해 했다.

그러나 한은은 시장이 반응을 보이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스스로 위안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의 증시는 한은의 조치가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관망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면서 "조금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리정책이 파격적이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효과가 발휘되는 데 시차가 있는데, 지금은 불안심리가 있어서 주식시장에 쉽게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반등 시점이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곧바로 반응을 보인데 대해서는 다행스럽다는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직방'의 효과를 봤다"면서 "오늘 CD금리가 0.15%포인트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 감독당국에 불만한은 일각에서는 이번의 파격적인 금리인하가 사실상 정부에 떠밀려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

금융위 등 정부는 한은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국의 금융시장과 미국.유럽 등과는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문제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된 미국 등과는 달리 예금과 대출이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의 한국 금융상황이 큰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감독당국이 원화 유동성 비율 인하 등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는 내리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에만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들이 이날 금융감독당국에 원화유동성 비율을 낮추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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