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없는 증시,천장 없는 환율

2008. 10. 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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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도 없고, 천장도 없다. 희망도 없다.' 코스피지수는 낙폭이 커져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로 뛰면서 시장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위기가 우려 수준을 넘어 현실로 다가오면서 시장은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했다. 지수 1000 붕괴도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진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88포인트(7.48%) 폭락한 1049.71을 기록했다. 1996년 7월1일 지수 1000으로 문을 연 코스닥시장은 308.95를 기록,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환율은 45.80원 폭등한 1408.8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년1개월 만에 1400원대로 올라섰다.

'9월 위기설'이 불거졌을 때 정부는 '우리 탓'이 아닌 '남 탓'을 했다. 글로벌 신용경색 때문에 손을 털고 나가는 외국인 핑계를 댔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달러 부족에 원화 부족까지 겹치면서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25조원대의 은행채를 한국은행이 나서서 사주지 않으면 은행의 자금줄이 막힐 것이라는 우려다. 이는 기업과 가계로 자금 경색이 전이돼 실물 경제가 마비될 것이라는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이번주에만 11.09% 빠졌다. 일본 닛케이지수(-2.68%)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85%)에 비해 하락폭이 4배나 컸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우리 기업과 가계의 줄도산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시장이 언제 평온함을 되찾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에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 사태는 유럽을 거쳐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다. 만기도래 은행채 처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잠재 부실, 주택담보대출 금리 폭등 등 국내에도 미해결 난제가 쌓여 있다. 정부는 은행과 건설사를 살리는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원화 유동성 공급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쉽게 찾을 것 같지는 않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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