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채권 시장에 15조원 푼다

김성배 입력 2008. 10. 23. 09:22 수정 2008. 10. 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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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당초 기금운용계획을 바꿔 국내 채권을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늘리는 투자 규모는 올해말까지 15조원 정도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해외주식과 채권목표비중을 각각 6.8%에서 3.6%로, 6.9%에서 4.1%로 하향키로 했다.

반면 해외 투자감소분이 국내채권으로 흡수되면서 국내 채권 투자 비중은 66.4%에서 72.4%로 확대된다.

다만 국내주식의 경우 투자 목표 비중을 현행(17%)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되면서 해외 투자 메리트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미 리먼 메릴린치 AIG 등 해외 금융기관에 투자 손실이 500억원, 매니메 등에 투자한 금액은 500억원을 손실 보고 있어 뒷북치기에 바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게다가 올해 5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국내 주식 투자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3일 서울프라자 호텔에서 제6차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변경안에 따르면 2008년말 해외주식의 목표비중은 6.8%에서 3.6%로 낮추며 해외채권의 목표비중도 6.9%에서 4.1%로 하향 조정된다.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의 경우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투명하고 국내 외환시장이 불안해 해외투자를 위한 외화조달이 어려운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채권의 경우 한국은행 등이 국민연금에 통화스왑 해지를 요청하면서 연금이 보유한 미 국채를 한은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외주식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허용 범위는 현행(±1.5%)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아울러 비중 축소로 생긴 6% 여유 투자분은 고스란히 국내채권으로 흡수된다. 실제로 국내채권의 목표비중이 66.4%에서 72.4%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15조원 정도 투자액이 국내 회사채, 은행채, 공사채 등 국내 채권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해외주식 환헤지 정책도 바뀐다. 환헤지에 과도한 외환이 소모되는 점을 감안 올해까지 70%까지 낮추기로 했던 해외주식 헤지비율을 90%로 맞추기로 한 것.향후 계획도 2010년 60%, 2011년 50%로 내리는 등 지난해 의결한 내용을 1년씩 미루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발 금융공황으로 국민 종자돈을 날린 국민연금이 뒤늦게 호들갑만 떨고 있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정성을 최우선 목표로 둬야할 연금이 도박에 가까운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나서야 기금운용계획을 바꿨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주식투자 손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리먼브러더스ㆍ메릴린치ㆍAIG 3개 회사에서 500억원, 공적자금이 투입된 2개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서 500억원으로 합쳐서 1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 중 상당액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투자가 이뤄졌다.실제로 국민연금이 이들 두 회사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2006년 804만달러에서 지난해 2968만달러로 늘었다.

나머지 투자는 올해 이뤄졌다는 것.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이 해외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올 7월까지 10조4168억원.

이 중 절반가량은 올해 투자했다.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리먼, 메릴린치, AIG, 패니매, 프레디맥 등 최근 문제가 됐던 회사들에 대한 투자에서 1194억원 손실이 확정됐고 평가손 규모도 41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 투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말 현재 5조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데다 현재도 주가를 부양한다는 의혹까지 받으면서도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이번 회의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연금은 계속 불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시장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돈을 계속 까먹는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가가 계속 하락하다보니 주식을 계속 사더라도 목표비중을 맞추기 힘든 상황"면서 "최근기금운용 평가위원회에서 국내주식을 낮추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만 소수의견에 그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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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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