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日 부품은 구하기 어렵다, 한국산을 잡아라"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 2011. 5. 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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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플렉스 배철한 사장은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강자인 미국의 A사, M사 캐나다 R사 구매담당 간부로부터 잇따라 긴급 요청을 받았다. 회사가 생산 중인 연성회로기판(FPCB) 물량 공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었다. 연성회로기판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이 기판 위에 반도체를 얹어 스마트폰을 작동시킨다.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은 일본의 맥트론이었지만 이 회사는 3·11 일본 동북부지진으로 일본 내 4개 공장이 모두 피해를 봐 현재 80% 이상 복구가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배 사장은 9일 "일본 지진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관리 차원에서 기존 일본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업체 물량을 늘린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지진의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산 부품소재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통적인 부품소재 강국인 일본에서 정상적으로 부품 구매가 어렵게 되자 신흥 부품강국 한국에서 관련 부품 확보전에 나선 것이다.

일렉포일(Elecfoil)이라는 2차 전지용 얇은 구리판(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도 일본 지진 이후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구애가 이어지는 대표적인 회사다. 일본 산요 같은 2차 전지 제조사에서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잇따랐다. 일본의 미쓰이나 후루가와 같은 일렉포일 기업의 생산차질이 예상되자 한국 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대기업에서도 나타난다. 관성적으로 일본 부품소재를 수입해왔던 국내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 부품 기업들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LG전자 이영하 가전담당 사장은 지난달 미국의 다우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가전용 반도체 70~80%를 일본에서 들여왔는데, 일본 지진으로 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업체에 주문을 넣는 등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일본 지진 이후 국내 대기업 부품구매 담당자들의 최대 관심 중 하나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일본 의존도를 줄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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