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주유소가 난리.."기름값 못내리겠다"

반준환 기자 2011. 4. 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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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반준환기자]7일 정유사들이 일제히 휘발유와 석유가격을 내린 가운데, 이번에는 주유소들이 "기름값을 내리지 않겠다"고 난리다. 1~2주전 정유사에서 비싼 가격에 사온 기름이 아직 남아있어서, 기존 가격대로 다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전국주유소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유사의 기름값 인하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인하시기와 방법에서 주유소 입장이 반영되지 않아 즉각적인 가격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주유소들은 보통 한달에 2번 가량 기름 저장고를 채운다. 판매가 많은 곳은 1주일에 저장고가 비워지기도 하나, 대부분은 2주일 가량 기간이 필요하다.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 현재 주유소들이 확보하고 있는 기름의 원가는 보름 전 것이어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3월 마지막주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가격(전국평균)은 리터(ℓ)당 1967.2원. 이날부터 정유사들이 공급한 가격은 1870원 전후다.

전날까지 정유사에서 받은 기름이 다 비워져야, 낮은 단가로 들여온 기름을 판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루 수천만원씩 판매가 이뤄지는 주유소 입장에선 "리터장 100원씩 밑지고 팔 수 없다"는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주유소들의 주장이 전적으로 맞는 건 아니다. 공급가격 인하는 앞으로 3개월동안이다. 가격이 정상화되는 7월초부터는 반대로 리터당 100원의 차익을 보고 팔 수 있다.

정유사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으나, 1차 고객인 주유소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서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업체별로 1000억~3000억원의 기름값 부담을 떠 안았다"며 "정작 우리의 고객인 주유소들의 불만이 큰데,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서 무작정 외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영업부서의 실수까지 겹쳤다. 정유사 판매직원들은 일선 주유소에 1~2주 뒤 유가전망과 그에 따른 재고 운영방안을 조언해준다. 문제는 직원들이 이번 기름값 인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봤던 직원들은 최근 몇몇 주유소에 "기름값 인상이 예상되니 재고를 최대한 채워넣는 게 좋겠다"고 알렸고, 이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주유소협회는 회원주유소들이 정유사에서 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 화면을 제시했다. "내일 공장도 가격 인상예정입니다. 전 유종을 4월 22일 재고까지 필요합니다" "4월 3주차까지는 반드시 확보필요" 등의 내용이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3사다.

이 때문에 일선 주유소에서는 가격인하폭이 천차만별이었다. 예전 가격대로 판매중인 곳도 적잖았다.

반면 SK에너지는 이 같은 문제가 없어 눈길을 끌었다. 전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날 판매가보다 100원 낮은 가격에 공급이 이뤄졌고 혼선도 크지 않았다.

이는 SK에너지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가격을 낮추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돈을 돌려주는 '사후정산'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기름을 넣고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할 때, 할인된 금액만큼 빼주는 형태라서 다른 주유소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카드사들과의 전산시스템 조율이 필요해서, 2주가량은 'OK캐쉬백'을 통한 임시할인이 이뤄진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주유소들의 오전 상황을 점검한 결과, 본사 직영점이나 자영주유소에서 판매가격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신용카드 할인이 시작되면 할인절차가 더 편리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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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반준환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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