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고객 동선까지 분석 年 250억 절감

2010. 8. 11. 18: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장 혁신 프로그램 '린' 효과"장사는 감으로 해선 안된다"구매패턴 분석해 재고 줄이고 인력 재배치로 낭비요소 없애

"떨이 판매 안 해요?"

"죄송합니다. 고객님.떨이 상품 사시려면 한참 후에 오셔야 합니다. "

지난 10일 오후 8시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수산물 코너는 고등어 삼치 조기 등 각종 생선을 구입하러 온 '올빼미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작년 초만 해도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생선 세일합니다"란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이날은 오후 9시가 넘도록 들리지 않았다.

비밀은 지난해 7월께 도입된 전자 주문시스템에 있었다. 이 시스템은 본사 '창조혁신팀'이 4주일 동안 서울역점 고객의 요일별 구매 패턴을 분석한 끝에 만들어낸 작품.수산코너 담당자의 '감'에 따라 주문하던 방식에서 현재 남은 재고량만 입력하면 점포 특성에 맞게 발주량이 자동 계산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그날 팔릴 만큼만 주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떨이 판매'와 폐기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이 매장은 올 6월 말까지 1년 동안 4300만원을 절감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전국 54개 점포의 수산코너 절감액을 합치면 연간 27억원에 달한다.

롯데마트가 2008년 도입한 혁신 프로그램인 '린 프로그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과거에 모르고 넘어갔던 수많은 비효율이 하나둘씩 제거되면서 비용은 줄어드는 반면 매출은 늘어나고 있어서다. 2007년 2%대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은 린 프로젝트 덕분에 올 상반기엔 6%를 넘었다. 2012년엔 8%까지 높일 계획이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업무에 불필요한 모든 낭비 요소를 없앤다'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한 것은 2007년.맥킨지컨설팅의 전문가와 내부에서 뽑은 15명의 '변화관리자'를 중심으로 창조혁신팀을 구성,이들을 전국 점포에 투입해 각 점포 운영의 비효율을 개선하도록 했다.

계산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마트는 2007년까지만 해도 그날 배정된 근무인원을 토대로 인력 편성표를 짰다. 고객이 몰릴 때는 계산대 업무가 마비되는 반면 한가할 때는 직원들이 할 일 없이 서 있는 상황이 반복됐다. 창조혁신팀 직원들은 점포마다 요일별,시간대별 고객 수와 매출을 측정한 뒤 고객이 많은 시간대에 계산대 인력을 집중 배치했다. 한가한 시간대에는 근무인력을 최소화하거나 계산대 직원을 식품 수산 청과 등 다른 코너로 보내 업무를 돕도록 했다. 이 같은 인력 재배치로 롯데마트는 지난해 45억원을 절감했다.

월드컵점 채소매장도 린 프로그램 덕분에 매출이 늘어난 케이스다. 고객 동선을 분석한 결과 과일매장을 거쳐 채소매장으로 들어오는 고객이 가공식품 매장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 수보다 2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가공식품 매장 근처에 있던 '잘 팔리는' 채소들을 과일매장 쪽으로 옮겼다. 이것만으로 월드컵점은 전체 채소 매출을 10% 넘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감동훈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장은 "올해는 린 프로그램 덕분에 거둘 비용 절감액이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점포의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7.3%)이 전체 성장률(4.7%)보다 2.6%포인트 높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내년 3월까지 70개 점포에 대한 린 프로그램 도입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 [뉴스카페] 외식업체, 커피는 '미끼 상품'

▶ 농협, 전국 특산물 판매 인터넷몰 오픈

▶ [새로 나왔어요] 더페이스샵 '환생고' 등

▶ 빙그레, 냉장주스 시장 진출

▶ "유기농 생산자 고객과 연결…사이버 정육점도 10월 오픈"

< 성공을 부르는 습관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