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란·리비아 악재에 '전전긍긍'

2010. 7. 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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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체 '결제대금 차질빚나' 우려

건설업체는 신규 수주 차질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리비아의 한국 외교관 추방과 미국ㆍ유럽연합(EU) 등의 이란 제재 강화 등 중동시장에 터진 잇따른 악재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의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보복을 우려한 국내 은행들이 이란과의 외국환 거래를 사실상 중단해 무역대금 결제에 차질이 발생하고, 건설업체의 신규 수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리비아는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기업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신규 진출이나 건설 수주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외교문제로 경제활동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된다"며 "빠른 시일내 관계를 정상화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제 차질 빚나 '전전긍긍' = 국내 기업들은 미국에 이어 EU까지 대(對) 이란 제재를 선언하고 나오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은행들이 이미 미국 등의 눈치를 살피며 이란과의 외국환 거래를 중단해 수출대금 결제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트라는 지난해 이란과의 교역규모는 총 40억달러로, 최근 한 달 피해액은 약 3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어음 만기가 보통 30일에서 90일인 것을 감안하면 약 9억~10억달러까지 결제대금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철강회사인 S사의 경우 이란에 4만유로 규모의 제품 수출을 앞두고 있는데 결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소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이란 은행에서 발행한 어음을 현금화하는데 차질을 빚게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달 초 미국의 대(對) 이란 금융제재조치로 수출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최근 이미 주문한 물량 중 채권이 확보된 일부 차량만 이란에 수출했다. 다만 올 상반기 이란에 수출한 물량은 1만7천여대에 불과해 수출 중단 조치의 여파는 미미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두바이 법인을 통해 이란과 리비아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다.

회사는 이란의 경우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비해 물류, 배송, 재정 부문에 대한 현지 보험에 가입하는 등 대비책을 세워둔 상태다.

전자업계는 미국과 유럽의 이란 제재용 금수품목에 주력 수출품인 전자제품이 포함돼 있지 않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란에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을 수출하고 있으나 이들 품목이 금수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별 영향이 없으며 일부 현지로의 송금이 필요한 부분도 대부분 두바이의 은행을 경유해 보내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수주 영향받나..'긴장' = 이란과 리비아에서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건설업계는 잇따라 터지고 있는 중동 악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의 경우 진행중인 공사는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서방 국가들의 잇따른 경제제재 방침으로 신규 수주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란에는 현재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3개사가 6건의 공사(계약액 15억달러)를 진행중이다.

GS건설은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작년 10월 이란에서 수주한 1조4천억원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의 계약이 파기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서 발급을 받지 못해 사업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 초 진행중인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란 테헤란 지사장을 알마티 지사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당분간은 이란에서 신규 수주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란 테헤란 지사는 현재 현지인 2명만 남겨두고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하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당장은 이란에서 신규 수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란 제재가 풀리면 재진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진행중인 공사는 차질없이 하고 있지만 신규 수주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 공사대금은 기성에 따라 채권이 아닌 현금으로 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서 진출한 건설사들도 당장 공사에 문제는 없지만 외교관계 회복이 더딜 경우 자칫 우리 건설사의 '텃밭'을 경쟁국가에 뺏기게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현재 20개 건설사가 진행중인 공사만 총 51건, 92억달러에 이른다. 대우건설이 즈위티나 발전소(4억4천만달러), 현대건설이 트리포리 웨스트 발전소(13억 달러), 포스코건설이 트리폴리 시내 지하철 공사(30억 달러) 등의 추가 수주 활동을 진행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는 우리 건설사가 30년 넘도록 신뢰를 다져온 중동 건설의 최대 시장중 하나"라며 "외교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설 터전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이번 중동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거래의 경우 주로 이란 은행에서 발행한 어음으로 수출대금을 지급받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금융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란, 리비아의 경우 해외건설 시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라며 "정부 차원에서 빠른 시일내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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