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장사 잘되면 영국기업이 웃는 이유

원종태 기자 2010. 6. 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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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종태기자]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그룹이 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30% 이상을 차입 이자로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그룹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테스코와 홈플러스테스코를 주력계열사로 둔 홈플러스그룹의 제12기(2009년3월∼2010년2월)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3268억원인 반면 지급 이자비용은 1608억원이었다.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중 절반은 빌린 돈을 갚는데 쓴 셈이다.

특히 이자의 상당부분이 모기업인 테스코그룹으로 지급됐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홈플러스그룹이 최근 1년간 1000억원이 넘는 이자를 테스코그룹에 건넨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삼성테스코가 테스코그룹에 진 부채는 모두 2조9500억원에 달했다. 홈플러스테스코도 테스코그룹에서 2100억원을 차입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그룹이 지난 2월말 기준 총 3조1600억원을 테스코그룹에서 빌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달 금리를 감안할 때 이자비용은 연 1000억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그룹 자본총계는 1조원이며 이중 실제 자본금은 6000억원 정도로 연간 테스코그룹으로 들어가는 이자가 자본금의 16.6%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30%를 넘는 이자를 물다보니 재무구조 건전성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이자보상배율이 업계 최하위이다. 홈플러스그룹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지급 이자비용)은 2.0배로 현대백화점그룹(19.0배), 롯데그룹(7.3배), 신세계그룹(4.8배)과 비교해 볼 때 가장 낮다. 번 돈으로 이자 갚기 바쁘다.

홈플러스그룹의 부채비율은 국내 유통업 그룹 중 가장 높다. 홈플러스그룹 부채총계는 5조8551억원, 자본총계는 1조58억원으로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582%에 달한다. 롯데그룹(78.89%), 현대백화점그룹(63.83%), 신세계그룹(139.02%)에 비해 크게 높다.

이처럼 홈플러스그룹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은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그룹이 한국 진출 과정에서 자본금을 증액해주기보다 회사채 인수 등을 통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

테스코그룹은 이자 외에도 현금배당 수익도 짭짤하게 올리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주주에게 주는 현금배당 수익률을 전년 3.0%에서 10.78%로 올렸다. 삼성테스코 지배구조는 영국 테스코그룹 지분율이 94.5%로 배당금을 올리면 그 수혜는 고스란히 테스코그룹에 돌아간다. 제12기 영국 테스코그룹이 받은 배당금은 전년대비 360% 증가한 35억원이다.

모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얻고 있지만 홈플러스그룹 주력 계열사인 홈플러스테스코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열악하다. 홈플러스테스코는 2008년 홈플러스가 당시 이랜드 홈에버(36개점)를 인수하며 설립한 별도 법인으로 인수자금 중 상당액을 영국 테스코로부터 빌렸다. 태생부터 열악한 재무구조로 홈플러스테스코는 1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 대부분을 테스코그룹에 이자로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홈플러스테스코의 차입금 이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순이익 구조로 돌아서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그룹이 영국 테스코그룹에 상당한 자금을 빌려 회사를 운영하는 구조로 매년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금액을 이자로 줘야하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영업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그룹 측은 "지난회계연도에 그룹 전체로 1617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재무구조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일부 우려처럼 자금난이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과 알레한드로 루소 삼성테스코 부사장 등 등기이사 4명은 지난 회계연도에 총 73억원, 1인당 평균 18억2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사업보고서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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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기자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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