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펄프價, 제지업계 반응은 '극과 극'

우경희 기자 2010. 5. 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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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기자][제품원가 반영 따라...출판 및 포장업계와 신문용지 및 판지업계 엇갈려]

펄프가격이 치솟아 국내 제지업계 생산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업계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출판 및 포장업계는 원자재 가격의 제품 가격 반영이 상대적으로 쉬워 형편이 나은 반면 신문용지나 판지 생산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일 국내 제지업계에 따르면 인쇄 및 포장용지 원자재인 펄프(활엽수표백펄프)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470달러로 바닥을 친 후 지속적으로 올라 급기야 이달 들어서는 톤당 8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펄프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으며 미국 내 대형 펄프공장 두 곳이 문을 닫았다. 급기야는 올 초 칠레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펄프 공급이 더욱 줄어들었다.

재활용지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골판지 및 신문용지의 원자재인 폐골판지(OCC)와 폐신문지(ONP)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1월 톤당 9만원에 거래됐던 폐골판지는 최근 톤당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폐신문지 역시 지난해 1월 톤당 14만원에서 최근 24만원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인상된 원자재가격을 제품 가격에 얼마나 빨리 반영할 수 있느냐는 것. 인쇄 및 포장용지 업계는 영세한 출판사 등을 상대로 영업을 진행하는 만큼 제품가격 반영이 용이하다. 그러나 골판지 업계의 경우 대형 식품회사 등이 주요 고객이어서 골판지상자 납품가격을 결정할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판업체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인쇄용지업체들은 펄프 가격이 인상되면서 1분기까지 오히려 좋은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골판지업계는 제품 가격에 원가 반영이 되지 않아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도 대형 식품업체와의 납품단가 결정에서 갈등이 생겨 골판지포장조합에서 직접 항의에 나서는 일이 발생했다. 늘어난 원가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달라는 골판지업계와 일부만 수용하겠다는 메이저 식품업체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판지의 경우 30% 정도의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감안해 22% 정도의 인상만 요구했는데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나마 형편이 낫던 출판 쪽에서도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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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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