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석달째 '흑자', 수출길 '안개' 걷히나..

박준호 2010. 5. 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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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올 4월 무역수지가 3개월째 흑자를 지속하며 연초 적자부담을 털어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4월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대비 31.5% 증가한 398억7600만 달러, 수입은 전년대비 42.6% 증가한 354억6600만 달러, 무역수지는 44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 무역 흑자, 왜 큰 폭으로 늘었나?3월 무역수지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수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실제로 올 3월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3월(359.9억 달러)을 상회하는 376.8억 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2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나타냈다.

올 4월 무역수지는 원자재가(價) 상승 등으로 인해 수입증가율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전월 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로 수출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줬다. 특히 1분기 무역수지 흑자규모(33억 달러)를 크게 상회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는 사상 최초로 2개 품목(선박과 반도체)이 동시에 수출액 40억 달러를 초과하는 등 주력 수출품목의 큰 폭의 증가세에 기인한다. 기존에는 지난 2월 당시 1개 품목(선박 48억 달러)만 수출액이 40억 달러를 초과했다.

지난달 선박의 수출액은 드릴쉽(Drillship) 등 해양 플랜트부문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4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수출은 전년동월(47억3000만 달러)대비 10.5% 감소했지만 전월(33억1000만 달러)보다는 증가했다.

특히 경기회복세 확산으로 해외발주가 증가해 올해 1분기 수주액은 지난해 4분기 수주액(30억2000만 달러)에는 못미치지만 전년동기 대비 262% 증가한 24억 달러를 기록, 수주실적이 증가추세인 상황이다.

반도체 역시 TV·휴대전화 등의 부품인 반도체 수요증가로 전년동월 대비 97.9% 증가한 41억8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호황을 보였다.

이는 휴대전화, 디지털TV 등 기기 스마트화 및 경쟁제품과 차별화에 중점을 둔 반도체가 탑재되면서 소비시장이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 반도체 탑재율의 경우 LCD TV는 2007년 30%→2008년 42%→2009년 49%로 해마다 늘었다. 휴대전화 역시 2007년 22%→2008년 23%→2009년 24%로 역시 소폭 증가해왔다.

또 D램 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수출액이 급증했다. 올 4월 D램(1G)가격은 전년동월(1.09달러) 대비 172.5%나 증가한 2.97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31억4000만 달러)·석유제품(27억2000만 달러) 등은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특히 석유제품의 경우 원유가격 상승 및 석유화학 경기 호전에 따른 석유제품 단가 상승으로 수출금액이 상승세를 유지했고, 석유화학의 경우 아시아 역내 신규설비가 완공되면서 거래량은 줄었지만 수출단가의 상승으로 증가했다.

그밖에 미국, 중국, EU 등 현지 생산판매확대로 인해 자동차 부품(16억6700만 달러, +84.4%)의 수출이 확대됐고, 철강제품(22억8100만 달러, +10.5%)은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해외생산증가로 소재공급이 늘어나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점도 우리 수출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역별수출(4월1일~20일)은 중국 등 개도국 시장 및 미국·일본·EU 등 선진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모두 확대됐다.

선진국 수출(비중 31.1%)은 전년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그중 미국(28.5%), 일본(32.4%)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해 한동안 유럽행 화물항공기 운송이 차질을 빚어 IT.전자제품 등의 주력 수출품목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4월 대(對)EU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선통신기기(△43.0%) 등이 감소했지만 자동차부품(125.6%), 반도체(100.6%), 자동차(47.5%) 등의 주력 품목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미(對美)수출은 자동차부품(124.0%), 반도체(117.7%), 자동차(13.8%)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무선통신기기는 전년대비 36.2% 떨어졌다.

대일(對日)수출은 반도체(△14.5%), 전자부품(△15.2%)등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지만 철강제품(92.4%)과 석유제품(92.4%) 등 다른 대부분의 품목이 증가했다.

개도국 수출(비중 68.9%) 역시 전년동기 대비 32.3% 상승했다. 특히 중국(50.4%)과 아세안(42.4%) 등은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중(對中)수출의 경우 반도체(183.4%), 액정디바이스(62.6%), 석유제품(51.4%) 등 대부분 품목이 증가했다. 다만 무선통신기기는 전년 대비 12.8% 감소했다.

대(對)중남미 수출은 일반기계(113.4%), 자동차(111.0%), 철강제품(77.9%)등 대부분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행진…앞으로도 지속되나?지경부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벗어나면서 해외수요 회복,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확대됨으로써 2분기 무역흑자는 1분기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4월 총수출액과 일평균수출액이 최근 1년간 수출실적 중 가장 많은 수치라는 점도 수출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 4월 수출액은 400억 달러를 약간 밑도는 398억8000만 달러로 이는 전년동월(303억3000만 달러) 대비 31.5%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330억 달러대에서 머물던 총수출액은 12월 360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1월 308억 달러로 급감했으나 2월과 3월 각각 331억1000만 달러, 374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일평균수출액 역시 올해 4월 16억6000만 달러로 이는 최근 1년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평균수출액은 주로 12억~14억 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 12월 15억 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들어 2월과 3월 각각 16억1000만 달러, 1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점점 가중되면서 원화절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원자재가격 상승 등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 중 선박의 경우 경기회복에 따른 해외발주 증가로 수출액이 지난 2월에 이어 지난달 40억 달러를 초과했지만, 선박금융시장 위축 및 글로벌 선사들의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될 경우 기존계약 인도연기·취소 가능성이 높아 수출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또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휴대전화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일반 휴대전화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수출 성장세가 다소 부진한 점도 불안하다.

실제로 지난달 지역별 수출의 경우 무선통신기기는 중국(-12.8%), 미국(-36.2%), EU(-43.0%) 등 주요 시장에서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역별 수출비중 역시 중국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6.4%로 전년동월(23.1%)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2008년 21.7%, 2009년 23.9%를 훨씬 상회하는 것은 물론, 올해 2월(24.0%), 3월(26.1%)에 이어 계속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밖에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도 부담스럽다. 지난달 원자재는 원유·석유제품 등 에너지자원의 수입증가 영향으로 104억4600만 달러를 해외로부터 사들였다.

특히 지난달 원자재 증감률은 전년 대비 66.5% 증가해 올해 들어 1월(25.4%), 2월(42.2%)과 3월(51.4%)에 이어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달 원유수입 도입단가(83.8$/B) 역시 전년동월(50.1$/B)보다 67.3% 증가해 도입금액은 전년동월 대비 65.6% 증가한 5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9.3%(도입단가), 13.8%(도입금액)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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