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보다 힘들어"..금호타이어 대리점 하소연

송창헌 2010. 4. 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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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20년 가까이 타이어만 팔아왔는데 요즘이 IMF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경기에 워낙 민감한데다 이미지가 중요한데…한 마디로 죽을 맛 입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파업에다 글로벌 금융위기, 워크아웃, 노(勞)-노(勞) 갈등까지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다양한 악재로 '금호' 브랜드에 생계를 내건 대리점 업주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대리점은 금호 상품과 취급하는 특화유통점과 국내외 주요 브랜드를 함께 파는 멀티샵 개념의 일반 대리점을 합쳐 광주·전남에만 모두 120여 곳에 이른다.

이들 대리점은 경기가 좋을 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주(물품주문)했으나 요즘엔 지점에 전화 걸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공장은 가동되고, 물량은 공급되지만 소비가 문제다.

"타이어가 경기에 무척 민감하다"는 게 업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여기에 툭하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 천연고무 등을 원재료로 쓰는 타이어 특성상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 업주(46)는 "조만간 원자재값이 30% 가량 또 오른다고 들었다. 소비자들은 '경기도 어려운데'라며 타이어 교체를 꺼려하거나 중고 타이어를 선호해 대리점만 죽을 맛"이라고 푸념을 늘어놨다.

또 다른 업주(50)는 "타이어는 운전자들에게는 생명선과도 같은 것이어서 이미지와 신뢰를 제일 중요시하는데 내부 갈등과 경영난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면서 소비위축이 심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매출액 20억 원 이상 지역 기업 476곳을 대상으로 2월 중 기업경기를 조사한 결과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으로 고무 및 플라스틱 업황이 하락하면서 제조업 업황 BSI가 하락한 점도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또 제조업계 경영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18.5%)과 '내수 부진'(17.8%)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업주들은 대리점 코 앞에 특화유통점을 허용하는 등 뚜렷한 거리제한 규정이 없는 점도 출혈 경쟁과 영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브랜드 갈아타기'도 현실화되고 있다. 광주의 한 대형 도매점의 경우 실제 '금호 위기'가 수면위로 오르던 얼마 전 경쟁사로 간판을 바꿔단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 업주 A씨(49)는 "한때 6명에 달했던 종업원이 2∼3년새 3명으로 반토막났다"며 "기업와 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대리점이 살아야 기업도, 지역 경제도 살 수 있다고 본다. 제발 금호타이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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