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L 파산의 뇌관은 막대한 '퇴직금'

2010. 1. 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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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산업부 이기범 기자]

한때 여객수송 1위의 항공사였던 일본항공(JAL)이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일본항공이 민영화된 뒤에도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임원으로 앉히는 등 '관치'를 원인으로 들기도 하고 '복잡하게 얽힌 노동조합'을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항공업의 특성상 큰 자본과 국가간 협력이 필요한만큼 항공사가 정부의 지원과 도움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는 논리도 있다. 많은 항공사가 초창기 관영으로 또는 반관반민(半官半民)형태로 출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 문제만 하더라도 한국도 조종사 노조,승무원 노조,일반직 노조,정비직 노조 등이 나뉘어 있는만큼 일본항공을 파산으로 내몬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일본항공 파산의 뇌관은 막대한 '퇴직금 부채'에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9회계년도(2008년 현황) 일본항공의 연차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퇴직급여충당부채에 해당하는 예측급여부채(PBO)가 자그마치 8,009억엔에 이른다. 한화로 따지면 9조 9,320억원에 해당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연구원은 "이같은 퇴직금 부채는 일본항공 자기자본의 4.5배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미국의 GM이 파산할 때도 퇴직금부채 대 자기자본 비율이 420%였다"고 설명했다.

일본항공이 2000년 들어 퇴직금 제도에 부단히 손을 대온 것과 지난 12일 채권단이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삭감한 조치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 국내 항공사들, 일본항공의 7.5%, 2.2% …"비용효율화 꾀할 시점"

그렇다면 한국의 항공사들은 어떨까?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것이 항공사마다 직원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항공은 직원이 4만 5,000여명에 이르고 대한항공은 1만 8,6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8,100여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즉 직원 숫자만 따지고 보면 대한항공이 일본항공의 40% 수준이며 아시아나항공은 20%에도 못미친다.

2008회계년도(2008년 현황) 국내 두 항공사의 퇴직급여충당금을 보면 대한항공이 7,490억원이며 아시아나항공이 2,174억원 정도이다. 일본항공 퇴직금부채의 7.5%, 2.2% 밖에 안된다.

직원 숫자 대비 퇴직급여부채 현황을 따져보자면 일본 항공사들의 퇴직급여 체계가 국내 항공사들에 비해 훨씬 후한 셈이다. 반대로 국내 항공사들이 퇴직급여로 어려움을 겪을 일은 당장에는 없다는 말이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경영적인 측면에서 일본항공은 너무 커서 성장하는데 한계를 보인 반면 한국의 항공업계는 성장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유리한 점만 믿고 있다가는 국내 항공업도 일본항공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밝힌 뒤 "비용효율화를 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ope@cbs.co.kr 국내항공사, 우수항공사로 잇따라 수상 대한항공, 중국내 항공 브랜드 대상 수상 JAL 법정관리에 대한항공 '방긋' 국적항공사 10년간 사망사고 없어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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