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효과 끝" 기업들 비상모드

김현정 2009. 9. 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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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각 기업들의 올 하반기 예상 평균 환율 마지노선에 가까워지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기술혁신과 원가절감 활동, 해외 공장 가동률 상향 조정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키코 등 환헤지 상품으로 큰 손실을 봤던 중소기업들의 경우 여신기간을 단축시키거나 달러로 대금을 지급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 하고 있다.

◆"환율효과 끝났다" 대기업 '비상' = 수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1180원∼1240원으로 잡아 놓은 상태다. 이 회사는 원화 가치가 10원 오를 때마다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7년부터 비우호적인 환율 변수를 대비해 가동에 들어간 기술비용 혁신(TCI) 프로그램을 좀 더 면밀히 운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원화 가치 변동과 무관한 해외 생산 공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가동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환율 동향에 따라 당초 내년으로 예정된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건립을 앞당기는 방안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역시 국내에서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제품군 상당수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경쟁국이 일본임을 감안해 원·달러 환율과 함께 원·엔환율도 주시하고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구조 고도화 성과로 환율이 떨어져도 가격을 바로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채산성 악화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면서 "제조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부터 남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하반기 환율 변동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던 LG전자는 지난해 말 환율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본사에 설치한 워룸을 통해 주요국가의 환율 동향과 이에 따른 경영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환헷지 대신 달러로 지급" 중소기업 대책마련 나서 = 지난해 키코나 스노우볼 등 환헤지 상품에 가입해 큰 손실을 봤던 중소기업들은 환헤지 상품보다 여신기간을 단 축하거나 달러로 대금을 지급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상장비를 수출하는 A업체는 이들은 환헤지 상품 가입을 최소화하고 해외 거래선에게 대금 결제조건 여신 기간을 60일에서 40일로 좀 더 당길 것을 요청하는 등 대책 을 마련중이다. 또 수출 후 받은 달러를 바로 부품 수입 거래선에게 대금으로 주는 식으로 결제 피해액을 최소화하고 있다.

환율과 더불어 펄프가격 급등으로 시름이 깊어진 제지 업계 관계자는 "싼 가격에 미리 구입했던 펄프 재고 물량을 선 투입하면서 펄프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신규 구매 시기를 미룰 것"이라며 "환율변동을 대비해 미리 확보해 놓은 달러 등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용히 웃는 항공·내수업계 = 이번 원화가치 상승으로 항공업계와 내수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에서는 조용히 웃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10원이 변동할 경우 약 520억원 가량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최근의 환율대로라면 최근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악화됐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셈. 아시아나 항공 역시 환율이 10원 하락할때마다 유류구매비용으로만 78억원의 이득을 보게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원화 구매력이 증가하게 되면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확실한 여행수요로 증가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원자재 수입가격의 급등으로 손실 누적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내수 중심 식품기업들도 환율하락을 반기는 분위기다. 연간 수입물량이 10억달러에 달하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올해 초 경영계획 가운데 환율을 1200원으로 예상했으나 3월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오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업체의 경우는 원자재 수입이 많아 수출기업과는 반대로 경영 개선이 이뤄져 손실을 만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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