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국산쇠고기 맞거든요" 국내산 육우의 비애

2009. 6. 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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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육우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우와 국적(?)이 동일한 국내산 쇠고기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탓에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현대식 유통매장에선 육우를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영세한 동네 식당이나 정육점, 단체급식용이 유일한 유통채널이다. 육우는 한우보다 30~40%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엔 거래가격이 20% 안팎 추락했다. 홀스타인 품종의 거세한 숫소로 국내산이지만 수입산 쇠고기가 연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일종의 육우에 대한 편견이 소비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전국 육우농가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가 이같은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 육우 홍보활동을 개시하기로 했다. 오는 23일 첫 기자간단회를 개최하려는 것도 이같은 편견을 타개하기 위해서란다. 한우에 밀리고 수입산 쇠고기에 치이고 있는 국내산 육우를 들여다봤다.

▶육우의 눈물…소비자 편견에 식당표 쇠고기로 전락

=육우는 연간 11만두가 생산되고 있지만 판로 확충이 어려운 실정이다. 농협과 금촌이 각각 목우촌육우, 우리보리소 등 육우전문 브랜드를 개발했지만 흥행엔 성공하지 못했다. 육우는 현재 하나로클럽에 입점했지만 백화점이나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엔 이름표를 내걸지 못했다.

전체 공급량의 99%가 동네 정육점이나 일반 식당, 군부대와 같은 단체급식용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의 2008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쇠고기 누적 판매액에 분석한 결과 전체 육류매출중 한우가 23%, 미국산 10%, 호주산 24%를 차지한 반면 육우는 1%대로 나타났다.

육우 수요가 부족하면서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육우는 동일한 등급이라도 수입육보단 30~40% 비싸지만 같은 국내산인 한우에 배해선 30~40% 저렴하다. 하지만 육우는 이같은 월등한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편견 때문에 대형 유통채널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육우 송아지 가격 또한 급락하여 현재 한우 송아지 가격의 10%에도 이르지 못하는 1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육우의 항변…"나 국내산 쇠고기 맞아요~"=

유통업체들이 육우를 외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육우의 겉 모습이 젖소와 같은 홀스타인 품종의 숫소여서 소비자들이 수입산 쇠고기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편견인 셈이다. 이같은 편견 때문에 육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바닥이다. 따라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육우를 찾는 소비자가 없는 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이 육우를 취급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갤럽에서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 축산물브랜드 소비 행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3.7%가 육우 고기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변했다. 지난 2004년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자체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육우를 수입고기(37%)나 젖소고기(34%)라고 응답했다. 국내산 `육우를 젖소고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낙농육우협회측은 "육우는 한우와 젖소와 함께 국내산 쇠고기로 법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한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등 국내산과 수입산에 밀려 홀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수입산 쇠고기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와관련 협회는 올해부터 육우 바로보기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육우의 판로확대를 꾀한다는 것이다. 정희윤 낙농육우협회 지도부 과장은 "홀스타인 숫소인 육우는 연간 16만두가 사육되고 이중 11만두가 도축된 뒤 육류시장으로 출하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국내산 육우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단체급식 확대와 함께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는 등 판로확충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육우의 경우 한우와 동일하게 국내에서 생산된 쇠고기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이라며 "도축 즉시 냉장 유통되기 때문에 신선하고 육질이 좋다"고 국내산 육우의 강점도 부연 설명했다.최남주기자(calltax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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