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비싼 제2금융권에 손벌리는 '한계 가계' 급증

2008. 9. 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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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문턱을 넘지못하고 금리가 비싼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한계 가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 한계 가계의 경우 앞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빠르게 늘게되고 이는 가계의 소비를 더욱 압박, 민간소비 등 내수경기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비은행권 중에서도 신용카드,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의 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기준으로 가계의 비은행권 채무가 283조원으로 1년전에 비해 38조원이 늘어나 사상최고의 증가액을 기록했으며 가구당 비은행권 채무는 1700만원에 달했다. 분야별로 신협ㆍ새마을금고ㆍ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 가계대출은 108조8855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92조9231억원에 비해 17.2%인 15조9624억원이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04년 6월 23.2%이후 가장 높다.

신용카드ㆍ할부금융회사 등 여신전문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은 32조3339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26조7424억원보다 20.9%인 5조5915억원이 늘어나 2002년 41.9%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분야 대출 증가율은 2005년 -28.6%, 2006년 5.7%, 2007년 8.3%였다.

카드사, 백화점 등으로부터의 판매신용(외상구매)은 6월말 현재 37조4112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31조7173억원보다 18.0%가 늘어나 2002년의 39.2%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급증한 것은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엄격해 지면서 불가피하게 2금융권을 찾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2분기 11.63 %로 예금은행(6.96%)에 비해 크게 높았다. 특히 2금융권 이용자들은 자산도 적고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대부분이어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은행권 이용자들보다 더 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서민이나 자영업자의 연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권으로 갔다고 볼 수 있다"며 "추가적인 대출의 성격이 강하고 그만큼 긴박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은 한계대출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때 상위 20% 소득계층은 2.44%포인트, 중위 60% 계층은 3.41% 포인트, 하위 20% 계층은 5.01%포인트씩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대출금리 변화에 대한 소비민감도가 크다는 것이다. 2금융권 대출자의 상당수가 서민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의 급증세는 이들의 소비가 크게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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