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 나선 기업들 '부글부글'

2011. 8.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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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수록 말 달라지니… 하이닉스 매각 원칙 뭐냐"채권단, 유효경쟁 이뤄지자 느긋구주 매각비율 상향 등 움직임에 입찰 업체들 "인수 포기할 수도"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SK텔레콤과 STX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매각조건을 두고 채권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이 진행될수록 채권단이 제시하는 조건들이 당초와 점점 달라지고 있어서다. 예컨대 신주 발행을 줄이는 대신 채권단 보유주식(구주)을 더 많이 인수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외국계 자금의 투자한도를 대폭 줄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S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1년 전부터 준비를 하고 검토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매각조건을 두고 말이 바뀌고 있다"면서 "매각에 대한 원칙이 없는데 여차하면 드롭(dropㆍ인수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현대중공업의 입찰참여 포기로 난기류에 부닥쳤지만 SK텔레콤과 STX의 참여로 유효경쟁이 이뤄진 셈이다. 그러자 다소 느긋해진 채권단이 구주 매각비율을 높이는 등의 추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하이닉스 채권단 중 한 곳인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은 지난달 21일 하이닉스 매각공고를 내면서 '채권단 보유지분 15% 중 7.5% 이상과 전체 발행주식 10% 이내의 신주를 발행해 인수기업에 매각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구주 매각비중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 보유주식(구주)을 인수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이 마련될 경우 신주 발행이 줄어들게 돼 추가 부담은 물론 당초 취지와는 많아 달라진다"고 말했다.

신주 발행이 줄어들고 채권단 지분을 더 많이 인수하면 결국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등만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인수기업은 인수자금 외에 하이닉스 설비투자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주 발행이 늘면 신주 인수대금은 하이닉스 사내 유보금으로 쌓여 인수를 한 기업이 그 자금을 시설투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S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수비용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5,000억원가량 더 쓸 수도 있지만 구주비중을 높이면 결국 매각차익이 많이 생기게 돼 론스타만 또 배 불리는 꼴이 된다"고 전했다. 론스타는 현대건설 매각이익 9,000억원이 들어온 2∙4분기에도 보통주 1주당 1,510원의 분기배당으로 4,969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외국계 자금의 투자한도를 대폭 줄이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도 크다. 외국인의 투자한도는 매각지분의 25% 선으로 줄이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반도체의 기술유출 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인수자금의 절반가량을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조달하려는 STX는 자금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매각조건과 평가방식을 정하는 채권단 회의도 소집이 안 됐다"면서 "구주비중을 가능한 한 늘리는 게 채권단에는 유리하겠지만 국내 산업 경쟁력과 인수기업의 편의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중 주식관리협의회 회의를 갖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다음달 중순께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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