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우는 서민] 2부 <4> 요지경 캐피털 금리

2011. 7. 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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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리베이트 車구매 고객에 떠넘겨… 연 25% ' 苦금리'할부금융상품 소개 명목 수수료… 신차 4%P·중고차 10%P 달해"OO 차 살땐 OO 캐피탈만…" 금리 비싸도 고객선택권 없어

회사원 김모(30)씨는 지난 3월 현금 500만원을 주고 중고차 한 대를 샀다. 할부로 사려 했던 김씨는 금리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대출이자가 무려 연 25%에 달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내 마음을 접었다. "서민들은 중고차 하나도 제대로 살 수 있겠는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고리 업자'라며 혼쭐이 나고도 대형 캐피털 업체들의 높은 금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중에서도 해묵은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동차할부금리다.

서울경제신문이 파악한 결과를 보면 중고차 할부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20%대 후반에 달한다. 신차나 중고차를 살 때 할부를 낄 경우 딜러들에게 리베이트가 제공되기 때문인데 캐피털사들은 이 비용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

금융당국도 자동차 할부금리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행동'은 나오지 않는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모든 업권에 불합리한 수수료나 금리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불합리한 자동차 할부금리체계에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대 10%포인트까지 챙기는 딜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6개월 할부 및 신용등급 1등급(나이스 기준)인 사람이 중고차를 사면 최대 연 20%대의 금리를 물어야 한다.

취급 평균금리가 공개된 곳을 따져보면 우리파이낸셜이 연 16.98%에 달하고 현대캐피탈도 연 13.91%에 이른다. 대출금리 적용범위도 ▦NH캐피탈 연 14.89~23.58% ▦BS캐피탈 연 13.85~21.99 ▦하나캐피탈 연 16.63~18.73% ▦현대캐피탈 연 11.01~17.55%에 이른다. 아주캐피탈은 최저 금리가 연 20.61%다. 문제는 이 같은 고금리가 신용등급 1등급에 적용되는 금리라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금리는 더 뛴다. 신용등급이 4등급인 경우 NH캐피탈의 평균 적용금리는 연 20.20%, 우리파이낸셜은 연 22.21%였다. 현대캐피탈도 연 20.43% 수준이다. 7등급ㆍ9등급이라면 연 20%대 중후반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같은 문제는 바로 딜러들에게 주는 리베이트 때문에 발생한다. 딜러들은 차 구매 고객이 할부를 원하면 캐피털사 등을 소개해주는데 그 대가로 금융사에서는 소개비용을 제공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차는 약 4%포인트, 중고차는 무려 10%포인트에 달한다.

서민들에 대한 높은 금리부담이 딜러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셈이다.

캐피털사 등은 "자동차시장에서는 딜러가 갑이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대출을 끌어올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해 딜러들에게 주는 수수료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관련 비용을 모두 전가한다. 실제로 딜러를 끼지 않고 금융사와 연계해 바로 할부가 되는 다이렉트 상품의 경우 대출금리가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나서기에 따라서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서민들이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신차는 대부분 할부로 사는 경우가 많다. 4%포인트의 금리만 내릴 수 있어도 보통 직장인들의 부담은 확 줄어들게 된다.

여신금융사의 자동차 할부잔액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8조3,834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리인하를 목적으로 자동차 할부금리를 비교 공시하게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며 "고금리 부담을 전적으로 서민이 지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수술작업이 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 더 비싼 현대캐피탈ㆍ삼성카드=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약 78% 수준이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에서 차를 살 때 할부를 이용하려면 현대캐피탈을 써야 한다. 이름은 권유지만 사실상의 강제다. '차량 출고가 어렵다'는 식으로 고객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직영 대리점에서는 현대캐피탈 할부실적이 할당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캐피털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신차 할부는 거의 대부분 현대캐피탈이 한다고 보면 된다"며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로 고객은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고 전했다.

물론 현대캐피탈의 금리가 싸면 좋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쏘나타YF를 36개월 할부로 사면 현대캐피탈에서는 연 10.74%의 이자를 내야 한다. 반면 신한카드와 하나캐피탈에서는 연 8.66%면 가능하다. 오릭스캐피탈코리아에서도 연 9.41%만 부담하면 된다. 신한카드의 다이렉트 상품을 이용하면 연 7.65%까지도 된다. 우리파이낸셜도 연 8.75% 수준이다.

가전제품 할부를 하고 있는 삼성카드. 그런데 연체이자율이 최고 연 29%에 달한다. 원래 약정했던 할부금리가 연 17% 초과일 경우라는 단서가 있지만 연 15~23%(내구재), 연 14~21%(전자제품)라는 금리 수준을 보면 일부 고객들은 연체시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 캐피털사들의 연체이자율이 많아야 연 25% 수준을 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계열 카드사의 이윤추구가 오히려 더 심한 셈이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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