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유럽 재정위기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

이새누리 기자 2011. 7. 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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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가 새로운 위기의 뇌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요주의'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미미한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도 새어나온다.

지난해 5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서 손을 벌리고 있는 그리스가 긴축재정안을 내놓으며 불안감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순간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달러를 공급하는 중개자 역할을 했던 유럽계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나 자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을 이유로 달러를 급격하게 회수하가면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유럽계 은행들이 다른 나라에 달러를 공급하는 비중이 44%로, 미국계 은행의 12.5%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별 자금 공급 비중은 달러화 표시 자산이 58%로 월등히 높지만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은행은 유럽에 집중 분포돼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로 범위를 좁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요 위험국으로 꼽히는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5개 나라에 대한 익스포저는 26억3000만달러 수준.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기타 투자 중 달러화 비중이 69%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정작 달러를 갖고 온 곳은 유럽계 은행이 42% 수준으로 미국계 은행을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계 대형은행들은 달러 수신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외화스와프 시장 등 유동성 위험이 큰 불안정한 방식으로 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오르면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는 동시에 유럽계 은행의 갑작스런 달러 회수로 우리나라 외화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최근 정부는 시중은행들을 불러모아 단기 외채를 점검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말부터 유럽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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