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유럽 재정위기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
유럽 재정위기가 새로운 위기의 뇌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요주의'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미미한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도 새어나온다.
지난해 5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서 손을 벌리고 있는 그리스가 긴축재정안을 내놓으며 불안감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순간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달러를 공급하는 중개자 역할을 했던 유럽계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나 자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을 이유로 달러를 급격하게 회수하가면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유럽계 은행들이 다른 나라에 달러를 공급하는 비중이 44%로, 미국계 은행의 12.5%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별 자금 공급 비중은 달러화 표시 자산이 58%로 월등히 높지만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은행은 유럽에 집중 분포돼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로 범위를 좁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요 위험국으로 꼽히는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5개 나라에 대한 익스포저는 26억3000만달러 수준.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기타 투자 중 달러화 비중이 69%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정작 달러를 갖고 온 곳은 유럽계 은행이 42% 수준으로 미국계 은행을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계 대형은행들은 달러 수신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외화스와프 시장 등 유동성 위험이 큰 불안정한 방식으로 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오르면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는 동시에 유럽계 은행의 갑작스런 달러 회수로 우리나라 외화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최근 정부는 시중은행들을 불러모아 단기 외채를 점검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말부터 유럽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chosun.com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 물러섰는데 의대 교수들 사직서 내는 네 가지 이유
- 젠틀몬스터, 年매출 6000억 돌파… 해외서 잘 나가는 韓 신명품
- ‘뉴진스 맘’ 민희진과 하이브 갈등 속… 잔뜩 굳은 표정의 민지
- [단독] 선우은숙 측 "유영재, 프레임 아닌 명백한 강제추행..처형에 대한 예의나 지키길" 분노 (인
- 택배차·캠핑카로 자유자재… ‘스타리아+포터’ 닮은 ST1
- 굳어진 원·달러 환율 ‘1300원 시대’… “경제성장률·對中무역수지가 관건”
- “AI발 슈퍼사이클 준비”… 삼성전자, 차세대 전력 반도체 개발 인력 확대
- 로컬·빅4·정치인 3파전… 회계사 수장 선거, MZ 손에 달렸다
- 美 보조금 받은 韓 배터리, 국내서 수천억 세금 부담
- “韓 경제 기적 끝났나”… 외신, 대기업·제조업 중심 성장 정책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