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간 3000억 어디론가 사라졌다
부산저축은행이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한 캄보디아의 '캄코시티(Camko City)' 신도시 사업에 총 4300억원대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출이 확인된 돈은 1300억원대에 그쳐 3000억원이 증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3일 본지가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캄코시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작년 12월까지 사업 시행사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WW) 측에 유입된 돈은 4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저축은행이 2005년 이후 SPC(페이퍼 컴퍼니) 등을 통해 2984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대출했고, KTB자산운용도 사모펀드(2개)를 통해 799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여기에다 LWW측이 2007년 이후 캄코시티 부지에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240여가구를 분양해 받은 대금도 가구당 평균 2억원씩, 총 500억원대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업비 등으로 지출된 자금은 13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사업부지 132만㎡(대부분 국공유지로 약 40만평)에 대한 토지매입비용으로 400억원이 들어갔다. 또 시공사인 한일건설이 토지 매립비용 100억원과 건축비 800억원 등 900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4300억원 중 1300억원만 집행됐다면 LWW측에 3000억원이 남아 있어야 하지만, 이 회사는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 한일건설 관계자는 "작년 12월 이후에는 공사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공사미수금만 39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LWW측은 중단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사업 지분 일부를 넘기는 조건으로 홍콩, 싱가포르 등 중국계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은 LWW측이 추진한 캄코시티 외에 캄보디아 신공항(1200억원)과 고속도로(542억원) 건설, 캄코뱅크(172억원) 설립 등에도 1900여억원을 대출하거나 투자했으나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돼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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