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무서워 칼국수서 호박도 뺄 지경"

방현철 기자 banghc@chosun.com 2011. 1. 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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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 비상 오이 65%·시금치 60%..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45)씨는 21일 집 근처 영등포 시장에서 시금치 가격을 물어보다가 깜짝 놀랐다. 시금치 한 단(350g) 가격이 한 달 전(875원)보다 무려 60%나 오른 1400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혹시나 '더 쌀까'하는 마음에 근처 대형 마트를 들렀더니 '세일'이라고 붙여 놓은 시금치 한 단이 오히려 2000원이나 됐다.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는 호박채를 안 넣은 칼국수를 손님에게 내놨다. 음식점 주인은 "호박 값이 너무 올라 당분간은 호박채를 넣지 않고 칼국수를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호박 1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754원으로 한 달 전(1178원)에 비해 48.9%나 폭등했다.

경북포항, 전남해남· 신안등 전국 겨울 채소 주산지에 폭설, 한파가 겹치면서 채소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난방용 기름값까지 올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오이·호박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주부들은 "한파보다 채소값이 더 무섭다"고 호소한다.

배추의 경우 21일 전국 평균 소매가격이 포기당 4451원으로 한 달 전(3616원)에 비해 23.1% 올랐다. 12월 중순부터는 전남 해남의 밭에서 키운 겨울 배추가 출하되는 시기다. 그런데 작년 말 해남에 적설량 30㎝의 폭설이 내리면서 배추들이 눈에 파묻힌 상태다. 여기에 한파까지 겹쳐 배추 수확이 더디다.

시금치도 주산지인 전남 신안과 경북 포항에 폭설이 내리면서 시금치 밭이 눈에 파묻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금치는 추위에 강해 자라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눈을 치우면서 시금치를 수확해야 해 시중에 공급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눈이 없으면 한 사람이 하루 8~9박스의 시금치를 수확하지만 최근엔 절반 수준인 3~4박스밖에 수확하지 못한다고 한다.

국제 유가 상승도 채소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가가 뛰면서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올라 난방비 부담이 늘어난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줄이거나 난방비를 아끼면서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이 1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138원으로 한 달 전(690원)에 비해 64.9%나 올랐다. 김남규 농수산물유통공사(aT) 유통정보팀 차장은 "폭설과 한파가 지속되면 봄 채소가 나오기 전까지는 채소값이 계속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돼지 전염병인 구제역(口蹄疫) 사태로 돼지 살(殺)처분이 늘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계속 뛰고 있다. 21일 전국 평균 돼지고기 소매가격은 500g당 9498원으로 한 달 전(8541원)에 비해 11.2% 올랐다. 새끼 돼지를 시장에 내놓으려면 6개월 정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살처분이 마무리돼도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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