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부동산 PF, '계륵'으로 전락

김성호 기자 2010. 7. 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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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호기자][부동산 경기침체로 잇따라 투자손실..사건사고도 잇따라]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되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금융권의 족쇄가 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부동산 개발 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난관에 봉착하면서 투자수익은 커녕 손실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에 일부 은행은 무분별한 PF 대출로 검찰의 수사까지 받는 등 흉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시공사 지급보증만 있으면 무조건 'OK'=

시행사들이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을 위해 자금을 끌어 모으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적당히 포장할 토지와 그럴듯한 시공사의 지급보증만 있으면 금융권으로부터 충분히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뿐만아니라 저축은행, 증권사 등 자금조달 창구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증권사 한 PF 담당자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우 기본적인 투자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서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대부분 신용등급이 양호한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서다보니 별다른 의심 없이 대출을 해준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유행처럼 진행되던 당시에는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신용등급이 다소 떨어지는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도 무리 없이 대출을 해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최근 시행사는 물론 지급보증을 선 시공사까지 부도를 맞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의 PF대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실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양재동물류센터 PF의 경우 지급보증을 선 대우차판매, 성우종합건설, 현대시멘트 등이 줄줄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투자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양재동물류센터 PF는 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들이 대출 및 펀드 등으로 자금을 쏟아 부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시행사에 이어 지금보증을 선 시공사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투자금 손실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사, 투자이후 관리도 소홀=

금융사들이 PF 대출을 통해 고전하는 이유에는 사전에 해당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한 정밀한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있지만 사후관리가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각 금융업권별 PF 투자현황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각 사별로 부동산 개발투자에 따른 평가금액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부동산 특성상 현재 가치가 떨어졌어도 만기시점에 가치가 재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 더욱이 PF의 경우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보니 현 시점에서의 토지가치 뿐만 아니라 개발 이후 분양, 상권형성 등 다양한 가치를 심사기준에 포함하고 있어 말 그대로 '귀에걸면 귀거리고 코에 걸면 코거리'가 되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 사업은 수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정확한 가치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며 "따라서 개발기간 동안 철저한 리스크가 관리가 없으면 자칫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보니 투자과정에서 금융기관 직원들의 비리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최근 우리은행이 부실 PF 대출 혐의로 경찰로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PF를 진행하다보니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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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shki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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