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카드 해지에 신용등급 '흔들'..고객들 딜레마

이진우 2010. 7. 13. 14: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장기보유 카드 가산점 사라져 신용등급도 하락

- 3개 신용정보사중 한 곳만 해당..고객들 혼란 금감원도 당혹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장롱에 넣어두고 쓰지 않는 이른바 `휴면카드`를 해지할 경우 개인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에서는 휴면카드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들에게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으니 휴면카드를 해지하지 말라면서 가입자 이탈을 막는 수단으로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면카드를 적극적으로 줄이라는 방침을 카드사에 내려보낸 감독당국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용등급의 평가는 개별 신용정보 회사의 내부 평가 방침에 따른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휴면카드는 정리하되 그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은 개인이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 휴면카드 해지, 왜 신용등급을 낮추나

금융회사들은 대출심사 때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한신정(NICE), 한신평(KIS) 등 3개사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을 모두 참고한다. 신용정보 회사들이 개인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과 방식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한신정(NICE) 한 곳만 휴면카드를 해지할 때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한 지 오래된 신용카드가 있으면 휴면카드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신용등급을 올려주는데, 만약 그 휴면카드를 해지할 경우 이런 신용등급 가산점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신정의 경우 휴면카드의 보유기간에 따라 5년부터 15년까지 10점에서 50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데 이 정도 가산점이면 최대 2등급의 신용등급 상승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15년 된 휴면카드를 해지할 경우 50점의 감점 효과가 발생하고 구간에 따라 신용등급이 2등급까지 떨어지게 된다. 휴면카드 덕분에 올라간 신용등급을 그대로 반납하는 셈이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신용등급이 떨어진 고객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 매월 신용카드 사용액 정보, 특정 신용정보회사에만 공급

휴면카드를 갖고 있다고 가산점을 주고 휴면카드를 해지한다고 점수를 깎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는 이유는 한신정(NICE)이 신용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의 보유정보와 연체정보만 받을 뿐 매월 사용액 정보는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카드가 계속 사용하는 카드인지 아니면 휴면카드인지를 알 길이 없는 한신정은 연체정보가 발생하지 않는 모든 카드를 사용하는 신용카드로 간주하고 보유 기간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한신정과 마찬가지로 신용카드사들로부터 매월 사용액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신평(KIC)은 2년전부터 이런 혼란을 감안해 장기 카드사용에 대한 가산점을 폐지했다. 지금은 장기 휴면카드를 보유해도 신용등급이 올라가지도 않고, 그러므로 해지한다고 등급이 내려가는 일도 없다는 얘기다.

한편 신용카드사들로부터 매월 카드 사용액 정보를 받고 있는 KCB도 장기 휴면카드에 대한 가산점을 주긴 하지만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카드를 얼마나 오래 보유하고 있느냐보다는 실제 카드를 어떤 패턴으로 사용하는지가 훨씬 높은 비중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KCB 관계자는 "휴면카드는 많이 갖고 있어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고 또 해지한다고 해도 신용등급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 신용등급 판단할 근거 부족..부실한 정보라도 활용하는 수 밖에

이처럼 신용정보 회사들마다 신용등급 평가 기준이 다른 이유는 신용정보 회사들이 입수하는 고객정보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이 주주로 참여한 업체여서 신용카드 사용액 정보를 매달 받지만 한신정과 한신평은 받지 못한다.

이처럼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들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려다 보니 휴면카드도 오래 쓰고 있는 카드로 간주하는 등의 불합리한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다.단순히 신용등급을 조회해 본 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것 역시 그런 정보들 말고는 개인의 신용도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이다.

한 신용정보업체 관계자는 "전기료나 수도 가스요금 연체기록, 세금 납부기록 등은 개인의 신용도를 판단하는 좋은 자료지만 납부정보를 갖고 있는 기관이나 업체가 이를 신용평가회사에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이 공개되지 않으면 사소한 문제로 신용등급이 오르내리는 일은 계속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데일리ON, 문자로 시세,추천,진단,상담정보 - #2200▶ 이데일리 모바일 - 실시간 해외지수/SMS <3993+show/nate/ez-i> ▶ 가장 빠른 글로벌 경제뉴스ㆍ금융정보 터미널, 이데일리 MARKETPOINT<ⓒ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안방에서 만나는 가장 빠른 경제뉴스ㆍ돈이 되는 재테크정보 - 이데일리TV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