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도위험' 널뛰는 이유는

2010. 5. 1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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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판단하는 잣대의 하나로 여겨지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급등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외화표시 채권의 CDS 프리미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정부가 국제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변동폭은 이달 들어 7.73%에 달했다.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했던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전일 대비 9% 안팎 상승하던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 10일 하루 사이에 22.76% 하락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설이 불거졌던 지난 1월과 2월 전일 대비 변동폭이 평균 3.4%와 2.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국가 부도 위험이 지나치게 `널뛰기'를 한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이달 초 일주일 만에 40% 올라 지난 7일 1.2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을 때 CDS 프리미엄이 0.73%포인트까지 내려갔으니 한 달도 안 돼 국가 부도 확률이 70%나 높아진 셈이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발행기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에 대비해 거래되는 보험료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처럼 급등락하는 CDS 프리미엄만으로 단순히 우리나라의 부도 확률이 그만큼 낮아지거나 높아졌다고 보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외평채 CDS 프리미엄이 외평채에 대한 헤지(hedgeㆍ부도 위험 회피) 뿐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나 기업체는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가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의 헤지 수단으로까지 이용된다는 점이 있다.

가령 국내 시중은행이나 동남아시아 국가가 국제 시장에서 발행한 채권이 있다면 해당 채권의 투자자들이 부도 위험을 피하는 수단으로 우리 정부의 외평채 CDS를 사고, 그래서 CDS의 프리미엄이 더욱 급등하는 식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제 채권 발행 물량이 다른 아시아 신흥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 주요국의 국제 채권 발행 잔액은 우리나라가 130억5천만 달러로 중국(47억4천만 달러)과 인도(42억6천만 달러)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국제금융센터 윤인구 연구원은 "최근의 CDS 프리미엄 등락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기초 경제여건)'을 제대로 반영한 부도 확률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CDS 시장이 거의 발달하지 못한 점과 우리나라의 국외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금융연구원 서병호ㆍ이윤석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채권의 CDS 시장을 육성해 외평채 CDS의 벤치마크(준거 지표)로 삼도록 하고, 국부펀드의 국외 투자를 늘려 CDS 프리미엄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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